내진 성능·시공 효율 개선…데이터센터 등 적용 확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제철과 공동 개발한 철골모듈러 접합 기술의 안전성과 시공성을 공식 인정받았다. 기존 방식보다 현장 조립 시간을 20% 이상 단축할 수 있는 데다 내진 성능도 확보해 고층 모듈러 건축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제철과 공동 개발한 'H형강 활용 철골모듈러 접합 구조 시스템'에 대해 한국강구조학회의 기술인증을 획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인증받은 기술은 공장에서 제작한 상자형 모듈을 건설 현장에서 쌓고 조립할 때 사용하는 접합부 구조 시스템이다. 고층 모듈러 건축의 주요 과제인 구조 안전성과 현장 시공 효율을 동시에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2024년 5월 개정된 강구조 내진설계기준에 따라 새롭게 개발된 강구조 접합 기술을 실제 건축물에 적용하려면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한국강구조학회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동일한 실험체 2개 이상을 활용한 반복 가력 실험과 기술 심의를 통과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기존 중층 이상 모듈러 건축에 주로 사용하던 빌트업(Built-up) 각형강관 대신 규격화된 H형강 기성재를 주요 구조재로 적용했다. 빌트업 방식은 강판을 절단하고 용접하는 제작 과정이 복잡해 비용 부담이 크고 제작사에 따라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표준 H형강을 활용하면 제작 공정을 단순화해 원가를 절감하고 자재 수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품질의 균일성을 확보하기 쉽고 내화 피복 작업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현장 시공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도 도입했다. '2방향 위치정합 가이드 시스템'은 크레인으로 모듈을 설치할 때 가로·세로 방향의 위치 오차를 흡수해 모듈이 정확한 위치에 안착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모듈 적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림과 시공 오차를 줄일 수 있다.
볼트 체결 방식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천장이나 기둥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상하 방향으로 볼트를 조여야 했지만 새 시스템은 작업자가 정면에서 수평 방향으로 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작업 공간 확보와 전동 공구 사용이 수월해지면서 안전성이 높아지고 현장 조립 시간도 20%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내진 성능 검증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한국강구조학회 연구진이 참여한 2층 규모 실대형 골조 반복 가력 실험 결과, 현행 건축구조기준(KDS)에서 요구하는 최대 층간변위 2%의 두 배인 4% 수준에서도 구조적 손상이나 강도 저하 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하중이 기둥으로 직접 전달되도록 구조를 단순화해 특정 부위에 하중이 집중되는 현상도 줄였다. 해당 기술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제철이 2024년 11월 공동 구축한 실대형 시험시설 'H-모듈러 랩(H-Modular Lab)'에도 적용돼 실제 모듈 적층 시공 검증을 마쳤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인증을 계기로 데이터센터와 산업건축 분야를 중심으로 탈현장건설(OSC·Off-Site Construction) 기술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모듈러 건축의 경쟁력은 공장 생산의 정밀도뿐 아니라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조립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이번 기술은 시공 오차 흡수와 작업자 안전, 내진 성능을 모두 확보한 만큼 향후 고층 모듈러 건축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