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비·교통약자 등 300억~400억 조정안…42조 추경 한달 넘게 표류

특히 8월19일 제출된 42조2420억원 규모 추경안은 한 달 넘게 처리되지 못하고 있고, 본예산에 9개월분만 담긴 민생사업은 10월 들어 재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도의회가 전달한 조정안은 300억~400억원 규모다. 산후조리비 지원과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운영,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 등 도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이 담겼다.
△800억→500억→320억→300억대… 좁혀진 간극
복원 요구액은 협상 때마다 줄었다. 도의회는 처음 약 800억 원 복원을 요구했다. 경기도가 재정난과 채무 부담을 들어 난색을 보이자 500억 원대로 낮췄고, 9월 23일에는 320억 원대 수정안을 냈다. 1일 조정안도 300억 원대에서 범위를 조율한 수준이다.
금액은 좁혀졌지만 쟁점 사업은 그대로다. 상징적인 사업이 산후조리비다. 출생아 1명당 50만원을 지역화폐로 주는 이 사업은 올해 본예산에 9개월분만 반영돼 10~12월분 약 80억원이 빠졌다. 경기도는 정부 첫만남이용권과 시·군 출산지원금 등 유사 제도가 늘었다는 이유로 9월30일 신청분을 끝으로 사업을 종료했다. 도의회는 같은 2026년 출생아인데도 10~12월에 태어난 아이만 지원에서 빠진다며 부족분 반영을 요구해왔다.
△ 세입 3000억 줄고 5465억 구조조정…기금 750억 융자까지
경기도의 추경안은 기정예산 41조6799억원보다 5621억원 늘어난 42조2420억원이다. 그러나 전체 규모가 커진 것과 달리 곳간은 빠듯하다. 도는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지방세 수입 전망을 3000억원 낮췄고, 1355개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 집행 부진과 일정 지연, 유사·중복 사업 등 5465억원을 구조조정했다.
줄인 돈은 본예산에서 다 담지 못한 필수사업으로 돌렸다. 노인장기요양시설·재가급여 1234억원, 유·초·중·고교 급식비 584억원, 농어민기회소득 215억원, 청년기본소득 163억원, 결식아동 급식지원 75억원 등이다. 저출생과 복지·의료 분야에도 난임부부 시술비 223억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115억원,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60억원 등 863억원을 편성했다.
그래도 모자랐다. 도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통합계정에서 일반회계로 750억원을 빌리는 내용도 추경안에 넣었다. 도의회 자료에 따르면 이를 반영하면 올해 말 통합계정 누적 융자금 잔액은 약 1조1711억원으로 늘어난다.
도의회는 재정난을 이유로 주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까지 일률적으로 줄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등 일부 사업은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이미 증액됐다.
△ 9개월분 사업, 4분기 집행 차질…경기도 동의가 관건
추경이 10월로 넘어가면서 9개월분만 편성된 사업은 4분기 집행이 불투명해졌다. 산후조리비와 경기도형 긴급복지,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족돌봄, 아동 그룹홈 인건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지원 등이 거론된다.
경기도는 시·군에 비용 분담을 요청하고 대상자에게 사전 안내를 하는 등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최종 열쇠는 경기도가 쥐고 있다.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는 단체장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늘리거나 새 비용항목을 만들 수 없다. 도의회 일각에서는 도가 끝내 동의하지 않으면 의회가 단독 처리에 나설 수 있다는 말도 나오지만, 이 경우 추미애 지사가 본회의에서 '부동의'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경기도는 주말에도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가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도의회는 추경 처리 절차를 다시 밟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