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공포, 국채금리 급등으로 이어져
저금리 전망도 빠르게 퇴색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국채를 추종하는 블룸버그지수는 올해 6월 말 이후 2.1% 하락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직후 확장 재정정책에 대한 경계가 커졌던 2024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가파르게 뛰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연 5.62%까지 오르면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기와 중기 국채 역시 3분기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이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국채 매도세가 다소 진정되는 장면도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국채의 타격이 가장 컸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고조된 탓이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분기에만 1.15%포인트 급등해 4.8%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최소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최근 국채시장 매도세의 가장 큰 배경은 다시 고개를 든 인플레이션 공포다. 중동 지역의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올라선 데다 AI 인프라에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와 견조한 미국 경제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시장을 지배했던 저금리 전망도 빠르게 퇴색했다. 마이클 에브리 라보뱅크 글로벌 전략가는 “3분기는 단순히 ‘낮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후퇴한 정도가 아니다”며 “품귀 현상을 빚는 디젤유를 끼얹고 불을 붙인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몇 차례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지가 큰 초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다시 긴축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미국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호주중앙은행(RBA),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단기금리 시장은 앞으로 1년 동안 연준과 ECB가 합쳐 추가로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