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산란율 96%…영양군, 2030년까지 소규모 산란계 농가 50호 육성

백숙과 삼계탕 등 고기용에 치우쳤던 토종닭 산업이 프리미엄 달걀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 정부는 최고 산란율 96%를 기록한 달걀 생산용 토종닭을 앞세워 씨닭 공급부터 농가 사육·유통까지 이어지는 보급체계를 구축하고, 토종닭 달걀을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조용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산란용 토종닭 보급·산업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토종닭 산업은 백숙과 삼계탕 등 고기용을 중심으로 성장해 여름철에 소비가 집중되고 시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축산과학원은 토종닭의 활용 범위를 달걀 생산으로 넓히기 위해 여러 계통을 단계적으로 교배하고 산란능력을 검정해 달걀 생산에 적합한 교배체계를 확립했다.
산란용 토종닭이 겨냥하는 것은 생산방식과 품질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달걀 시장이다. 국내 신선란 시장에서 유정란·동물복지란·방사란·무항생제란 등 ‘특수 신선란’이 차지하는 비중은 구매금액 기준 2022년 27.5%에서 2024년 39.1%로 높아졌다. 동물복지·친환경 달걀로 판매하려면 농가가 사육시설과 관리 등에 관한 기준을 충족하고 별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사육시험에서 산란용 토종닭은 생후 145일 무렵부터 알을 낳기 시작해 28주령에 최고 산란율 96%를 기록했다. 생후 64주에도 산란율 70% 이상을 유지했으며, 달걀 평균 무게는 56g으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L 규격(기존 대란)에 해당했다.
다만 누적 산란 수 등 전체 생산성은 상업용 산란계보다 낮다. 64주령 기준 마리당 누적 산란 수는 247.6개로 비교 대상인 상업용 갈색 산란계(290개)의 약 85% 수준이었다. 농진청은 토종닭 달걀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을 넓히고, 농가 현장 실증을 통해 생산성과 경제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성분 분석에서는 일반 갈색 달걀보다 노른자가 차지하는 비중과 단일불포화지방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달걀의 구성 성분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로, 영양이나 맛이 더 우수하다는 뜻은 아니다. 농진청은 사료와 사육환경에 따른 품질 변화, 실제 맛과 소비자 선호도 등을 추가로 검증할 방침이다.
농가 보급은 한국토종닭협회와 지방정부의 협력을 통해 추진한다. 축산과학원은 4월 한국토종닭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씨닭을 생산·공급할 거점 농장 선정과 운영 방식을 협의하고 있다. 축산과학원은 종자와 사육 기술을 지원하고, 협회는 거점 씨닭 농장 선정과 생산 농가 조직화, 달걀 유통망 확보, 공동상표 개발 등을 맡는다.
지역 단위에서는 경북 영양군과 생산·유통을 연계한다. 영양군은 2030년까지 소규모 산란계 농가 50호를 육성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달걀을 선별·포장해 출하하는 공공형 유통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축산과학원은 종자와 사육 기술을 지원하고 농가 현장시험을 통해 사업 정착을 돕는다.
다만 현재는 일반 농가에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단계가 아니다. 현장 실증과 씨닭 공급 기반 구축을 거쳐 일정 수준의 사육 여건과 역량을 갖춘 농가를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농진청은 올해부터 농가 현장 실증을 통해 생산성과 경제성, 달걀 품질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표준 사육 기술과 품질 기준을 마련한다. 산란능력을 높이면서도 토종닭 달걀의 고유한 특성을 유지하도록 개량을 추진할 방침이다.
조 원장은 “이번 산업화는 이미 개발한 산란용 토종닭을 실제 농가 생산과 소비시장으로 연결하는 단계”라며 “씨닭 생산부터 농가 사육과 달걀 유통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보급체계를 마련하고, 농가 현장에서 생산성과 경제성을 충분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