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기업과 협업, 국내 방사성의약품 시장 성장 기여할 것”

“우리나라 핵의학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방사성의약품 시장이 성장하려면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개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합니다.”
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장은 최근 전북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본지와 만나 이같이 피력했다. 글로벌 방사성의약품(RP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진출도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방사성동위원소(RI) 생산·취급 시설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최근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를 비롯한 치료제가 상용화되면서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커졌다. 국내에서도 SK바이오팜과 셀비온 등을 중심으로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이 활발하다. 이에 따라 신약 후보물질뿐 아니라 방사성의약품의 핵심 원료인 방사성동위원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떠올랐다.
첨단방사선연구소도 국내 방사성의약품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한다. 연구소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사이클로트론이 구축돼 있다. 사이클로트론은 수소 입자인 양성자를 높은 에너지로 가속해 표적물질에 충돌시켜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장비로, 방사성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핵심 설비다. 연구소는 사이클로트론을 활용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기술을 국산화했고 해외에도 방사성동위원소를 공급하고 있다. 해당 성과는 2018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다.
박 실장은 “현재 연구소에 구축된 사이클로트론은 글로벌 기업이 수십 년간 개발한 상용 장비와 달리 시제품”이라면서도 “외산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산하던 방사성동위원소를 국내 기술로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이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계와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연구소는 SK바이오팜, 퓨쳐켐이 진행하는 방사성동위원소 및 방사성의약품 개발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공급망은 여전히 산업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는 주로 연구용 원자로에서 생산되는데 국내에서는 생산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치료용 핵종은 대부분 연구용 원자로에서 공급된다. 국내에서는 연구용 원자로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하나로’가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외에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운전 시간이 적고 생산량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부산 기장에 구축 중인 방사성동위원소 전용 연구용 원자로가 완공되면 국내 방사성동위원소 공급이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방서성의약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견해도 제시했다. 박 실장은 “국내 방사성의약품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함께 이를 실제 신약개발로 연결할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밝혔다. 국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방사성의약품을 활용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고 있고 핵의학 분야 수준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지만, 산업 확대에 필요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취급 시설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박 실장은 “신약개발에 활용할 화합물은 기업과 대학, 병원 등 여러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지만 방사성동위원소를 취급할 수 있는 시설은 부족하다”며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과 방사성의약품 개발시설 등 관련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실장은 “첨단방사선연구소는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확충해 신약개발 기업들과 협업하면서 국내 방사성의약품 시장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