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C 비중 5%→28%→66%로 급증
2028년 2나노 3세대·2029년 1.4나노 양산
테일러 첨단공정 중심…美 생산거점 재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의 무게중심을 모바일에서 AI·고성능컴퓨팅(HPC)으로 빠르게 옮긴다. 2029년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HPC가 차지하는 비중을 끌어올리고 고객사도 2017년 대비 약 4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첨단공정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기존 오스틴 공장을 효율화하는 생산거점 재편도 이런 사업 전환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모바일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AI와 HPC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날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 공개한 중장기 전략을 보면 HPC 사업 비중은 2017년 5%에서 현재 28%까지 높아졌다. 2029년에는 66%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고객 기반도 넓어진다. 현재 파운드리 고객사 수는 파운드리사업부가 독립사업부로 출범한 2017년과 비교해 약 세 배로 증가했다. 2029년에는 2017년 대비 약 4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PC 고객사는 전체 고객사의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매출에서도 HPC 비중이 절반을 크게 웃도는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고객 수를 늘리는 것보다 사업 구조 자체가 달라지는 점이 핵심이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모바일 수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등 고성능 칩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AI와 HPC용 반도체는 일반 모바일 칩보다 높은 연산성능과 전력효율이 요구된다. 반도체 회로 선폭을 줄이는 선단공정 경쟁력이 수주와 직결되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첨단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서두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2028년 2나노 3세대 공정 양산에 이어 2029년 1.4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세이프(SAFE) 포럼에서 AI·HPC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본격화하고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미국 생산거점 재편도 AI·HPC 전환과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텍사스 테일러 팹1의 초기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내 팹2 착공에도 들어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테일러를 선단공정 중심의 생산기지로 육성해 AI·HPC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기존 오스틴 생산기지는 공정 전환과 노후설비 교체 등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테일러에는 첨단공정 신규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오스틴에서는 기존 자산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미국 내 생산거점별 역할을 나누는 셈이다.
AI 투자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AI·HPC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수요가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AI 맞춤형 반도체(ASIC),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전력 부품으로 확산되면서 하반기에도 파운드리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향후 5년간 1억3000만 개 이상의 GPU와 ASIC이 온컴퓨트 메모리를 적용한 첨단 패키징 형태로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를 통해 약 2조달러(약 2710조원) 규모의 컴퓨트 매출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다변화와 선단공정 기술력, 미국 현지 생산기반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 AI 반도체 시장 확대를 파운드리 실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