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직접 비난 피해…김여정 DMZ 담화도 ‘로키’

국가정보원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북미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을 50% 정도로 분석했다. 북한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일선 대미 담당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첩보도 입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국정원 비공개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은 “북미 대화와 관련해 APEC 전후 50% 정도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정보당국이 분석하고 있다”며 “북한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대미 담당자들이 매우 바쁘게 움직인다는 첩보를 국정원이 입수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호적인 메시지 속에서 북미 관계 진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은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북한이 북미 관계 진전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핵보유국 인정과 적대정책 철회 등 대화 조건을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이나 험구는 자제하고 있다. 윤 의원은 “국정원은 이를 ‘판을 깨지 않겠다는 속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최근 공개 행보에서도 수위 조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김 위원장의 올해 공개활동은 121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하지만 최근 북미 대화를 모색하는 국면에서는 무기 시험이나 군사훈련 참관 등 자극적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때문이라는 우리 군의 발표를 부인하며 한국군의 실사격 시 보복하겠다고 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서도 국정원은 ‘로키(low-key·절제 기조)’로 평가했다.
윤 의원은 “북한이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며 북한과의 연관성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고 전했다. 과거 유사 상황에서 군부 명의로 담화를 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김 부부장이 직접 나선 점 등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제시됐다.
북러 군사협력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북한 전투병 약 9000명이 현재 러시아 쿠르스크 국경 지역에서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추가 파병 동향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현대전 무기 기술을 제공하며 북한군 현대화를 돕고 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잠수함 등 첨단 기술 이전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