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조달부터 액화·운송까지 직접 관리
목적지 유연한 미국산으로 공급망 확장

강륜권 SK이노베이션 E&S 경영기획실장은 29일(현지시간) 호주 다윈 사업설명회에서 미국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핵심 공급국으로 꼽았다. 셰일가스 생산이 늘고 이를 액화해 수출하는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2014년 미국 가스전에 투자한 뒤 현지 조달과 액화, 운송 경험을 쌓아왔다.
미국산 LNG는 거래 방식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공급자가 지정된 수입터미널까지 물량을 운송하는 계약이 일반적이었다. 공급처와 소비처가 고정된 구조다. 반면 미국산은 구매자가 수출항에서 LNG를 인수한 뒤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는 본선인도조건(FOB) 계약이 주를 이룬다.
목적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수급 변화에 대응할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특정 지역의 수요가 늘거나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물량을 다른 시장으로 보낼 수 있다. 강 실장은 “미국 셰일가스 붐이 LNG 시장 구조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미국의 생산 기반을 일찍 확보했다. 2014년 오클라호마주 우드포드 셰일가스전에 투자했다. 미국 에너지기업 컨티넨탈리소시스와 합작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텍사스주 프리포트에서는 천연가스를 액화해 수출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 사업의 특징은 가스 조달부터 액화까지 직접 관리한다는 점이다. 완성된 LNG를 사오는 방식과 다르다. 천연가스를 직접 구매하고 배관 운송을 계약해 프리포트 터미널로 보낸다. 액화에 필요한 전기도 구매한다. 현지 법인이 이 과정을 관리하고 시설 이용료를 내는 방식이다.
운송 기반도 연결했다. 회사가 장기용선한 LNG선 4척은 주로 미국 프리포트 물량을 운송해왔다. 올해부터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도 투입하고 있다. 선박을 그때그때 빌릴 때 발생하는 운임 변동 위험을 줄이고 수송 일정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과 호주는 공급망을 분산하는 두 축이다. 미국산의 목적지 선택권과 호주산의 아시아 접근성을 함께 활용한다. 한 공급처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조달 물량으로 대응할 수 있다. 회사는 장기 구매계약과 자체 가스전, 현물 구매를 조합해 약 600만t(톤) 규모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판매처도 해외로 넓히고 있다. 국내 발전소를 안정적인 수요 기반으로 두고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연결한다. 베트남에서는 신규 사업을 개발 중이다. 미국에서 확보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조달과 판매의 선택지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강 실장은 “소싱·이송·다운스트림 등 여러 옵션을 보유하면 이를 연결하는 조합의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시황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