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간 합의 없지만 외교당국 간 합의…“송환 대가 없어”

국가정보원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한국 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여론을 끌어내려는 기대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송환 협의 초기부터 한국 정부에 비공개를 먼저 요청했으며, 양국 정상 간 별도의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국정원 비공개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송환 사실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포로 송환을 하면 한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에 무기 등 여러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여론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한 것 아니냐는 게 정보당국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포로 2명이 지난해 1월 9일 생포된 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과 송환 협의를 진행했다. 국정원은 외교부와 협력해 송환 관련 지원 역할을 맡았다.
양측은 협의 초기부터 송환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 의원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양측은 포로 송환 협의 시작 단계부터 이 건을 대외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다만 비공개 합의의 주체는 양국 정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양국 정상 간 비공개 협의나 합의는 없었다”며 “외교당국자와 대사관 측이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고 했다.
특히 비공개를 먼저 요청한 것은 우크라이나 측이었다. 국정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포로 교환과 제3국 포로 교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협의 초기부터 우리 정부에 대외 보안을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 정부도 포로 당사자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보안을 유지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밝히면서 양국 간 비공개 합의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 27일 우크라이나 측에 강한 유감을 전달하고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유 의원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측은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우리 정부에 유감이나 사과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포로 송환에 따른 대가성 지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 의원은 “우크라이나가 우리에게 송환 조건을 내건 것도 없고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 쪽에 어떤 지원을 한 것도 없었다는 점을 국정원장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에서도 이번 송환과 관련한 특이 동향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포로 2명은 여러 차례 한국행에 대한 자유의사를 확인한 뒤 이달 중순 국내에 입국했다. 윤 의원은 “현재 국내로 들어온 포로의 건강 상황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국정원 보고”라며 “대한민국으로 들어오겠다는 것에 대해 자유의사를 몇 번에 걸쳐 확인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