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가스가 제안한 기관 금융의 길⋯“익숙한 결제로 블록체인 기반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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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결제로 효과 확인
토큰화 자산·기관 간 정산으로 확대
이더리움 블록 공간 사전 거래
처리 일정·수수료 불확실성 완화
기관용 기능 개발·확장
최종 결제 확정·규제 준수 책임은 구분

한국 금융기관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면 스테이블코인 결제부터 시작해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익숙한 거래를 통해 처리 시간과 비용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토큰화 자산 거래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자는 구상이다.

케빈 렙소(Kevin Lepsoe) 이더가스(ETHGas)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투데이·넥스블록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금융기관의 초기 이더리움 활용 방안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제안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주고받으며 거래 처리 시간과 비용을 확인한 뒤 토큰화 자산 거래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자는 취지다.

렙소 CEO는 “한국 금융기관에 기존 결제 구조 전체를 다시 설계하라고 요구하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익숙하게 이해하고 있는 거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출발점으로 꼽은 이유는 거래 결과를 측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거래가 처리되는지, 진행 상황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지 등을 비교하면 도입 효과를 살피기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기관의 블록체인 활용에 필요한 조건으로는 거래의 예측 가능성을 강조했다. 렙소 CEO는 “대규모 자산을 이동하거나 온체인 펀드의 투자 비중을 조정하고 토큰화 자산을 결제할 때 거래 처리의 불확실성이 실질적인 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수수료와 시장가격이 변하고 거래가 예상한 위치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더가스는 이더리움의 거래 처리 공간인 ‘블록 공간’을 항공권처럼 예약하고 거래하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이더리움은 약 12초 간격으로 블록을 제안하지만, 처리 용량이 제한돼 거래가 몰리면 수수료와 처리 시점이 달라진다. 모건스탠리에서 금융공학과 금융상품 구조화 업무를 경험한 렙소 CEO는 이를 “12초마다 다음 비행기의 좌석을 놓고 입찰하는 셈”이라고 비유하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전통 금융의 사전 계약 방식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이더가스에서는 블록을 제안하는 검증자가 미래의 처리 공간을 미리 판매하고 이용자가 이를 확보한다. 검증자는 불확실한 수익 일부를 계약 수익으로 바꾸고, 금융기관은 거래 비용과 처리 일정을 계획하는 방식이다. 기관이 적격 거래 상대방과 검증자를 선택하고 자체 거래 처리 기준을 적용하도록 지원하는 기능도 개발·확장 중이다.

고객 자산은 금융기관이 통제하며 이더가스는 거래 처리에 관한 약정을 조율한다. 다만 사전확약이 최종 결제 확정을 뜻하는 건 아니다. 최종 확정은 이더리움의 합의 절차를 따르며, 약정 불이행에 대비한 담보도 모든 손실을 보장하지 않는다. 자금세탁방지 등 규제 준수 책임 역시 이용 금융기관에 남는다.

렙소 CEO는 향후 6개월간 블록 공간 거래시장 개선과 실시간 거래 처리 기능 확대, 기관용 기반 시설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이제 중요한 질문은 자산이 블록체인에 존재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금융기관이 이를 대규모로 활용하기 위해 어떤 거래 실행 기반 시설을 필요로 하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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