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R&D 특허 기술을 수익 창출의 ‘엔진’으로 [정책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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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심화하고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농업 연구개발(R&D)을 통한 미래 대응 역량 확보가 국가 차원의 필수 전략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의 국유 특허 활용도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연구 성과가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쓰이는지에 대한 질책은 당연하며 이는 농업 R&D가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다.

먼저 R&D 예산과 특허 성과 사이의 관계에 대해 명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 5년간 투입된 4조408억원의 R&D 예산은 특허 개발만을 위한 비용이 아니라 우리 농업의 기초 체력을 다지고 농업 현장을 지탱하는 종합적인 투자이다. 이 예산을 통해 5955건의 영농 기술·정보 보급, 1360건의 정책자료 발굴, 384건의 신품종 출원, 그리고 9000여 편의 국내외 논문 게재라는 방대한 성과를 거뒀다. 특허는 이러한 다양한 성과물 중 하나이다.

2025년 기준 전체 국유 특허 1만1521건 중 농진청은 44%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진청의 R&D 성과 실용화율은 2020년 43.5%에서 2025년 46.8%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는 2024년 기준 국내 공공연구기관 평균인 28.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5년간 6082건의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된 것 역시 우리 기술이 현장으로 끊임없이 흘러 들어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등록 특허 중 미활용 비율이 높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농업기술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작물의 생육 주기와 기후 변수, 시장의 수용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농업 분야에서는 기술 개발 후 실제 이전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당장 활용되지 않는다고 이를 연구 실패나 가치 없는 기술로 단정 짓는 것은 섣부르다. 다만 기술 개발부터 이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방치로 여겨지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혁신하는 것이 농진청의 역할일 것이다.

또한, 특허는 사용 목적에 따라 기초과학 특허와 상용화 특허로 분류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상용화 특허가 현장에서 기술이전을 통해 제품 생산 등이 가능한 실용화를 목적으로 한다면 기초과학 특허는 특수한 응용이나 사업을 목표로 하지 않고 새로운 지식 획득을 위한 초기 및 방어적 성격을 가진다.

모든 특허가 처음부터 상용화를 목적으로 할 수 없다.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상용화 단계의 특허가 창출된다. 농촌진흥청은 국가 연구기관으로서 민간이 다루기 힘든 기초과학 특허 분야의 연구 성과를 창출할 책무가 있다.

올해 6월 '지식재산성과 관리 및 사용에 관한 업무처리 규정' 훈령을 개정해 ‘장기 미활용 특허’의 정의와 처분 기준 및 절차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시장성이 낮은 기술에 대한 처분 유형 기준 등을 명확히 해 예산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특히 무상 기술이전도 유상과 동일하게 관리해 이전 후의 매출 증대나 고용 창출 등 실제 사업 성과를 엄격히 평가하고 이를 기관 평가에 반영하는 책임 경영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더불어 최신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10년 이상 미활용된 특허를 포함해 장기 방치된 기술들을 재평가하고, 개발된 R&D 기술이 꼭 필요한 기업을 찾아 연결하는 수요자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혁신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모든 장기 미활용 특허에 대한 재평가를 완료할 계획이다. ‘정책적 계속 보유’부터 ‘과감한 처분’까지 등급별 관리계획을 수립해 관리의 정밀도를 높일 것이다.

농업 R&D의 가치는 특허의 수량이 아니라 농가 소득의 실질적 향상과 농산업의 외연 확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농진청은 특허 기술이 수익 창출의 ‘엔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질적 확산 중심의 R&D로의 전환에 속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공공기술의 민간 확산을 촉진하고 농산업의 신시장 창출과 일자리 확대라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효능감으로 농업 R&D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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