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구매 데이터로 서가 꾸리고 맞춤형 강연 기획
온라인 주문 매장 수령, 전자책 단말기는 현장 체험

예스24 전국 6개 오프라인 매장을 총괄하는 김원범 매장영업팀 파트장은 지난 10년간 달라진 독자들의 서점 이용 방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목동점에는 책 외에도 둘러볼 거리가 있다. 독서 관련 가구와 굿즈가 놓여 있고, 최근 상영 중인 ‘나의 사적인 예술가’ 등 영화와 협업한 도서 상품도 눈에 띈다. 책을 찾으러 들어왔다가 매대를 구경하고, 잠시 머물며 읽을거리를 고를 수 있는 공간이다.
예스24는 2016년 4월 서울 강남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서점 사업을 펼쳐왔다. 온라인에서만 접하던 고객과 직접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김 파트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온라인 고객을 아이디로만 알 수 있었던 만큼 “고객들을 만나 뵙고 싶다는 필요가 컸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다 읽은 책을 매장에 팔고, 정산금으로 다시 책이나 상품을 구매하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도 기대한 역할이었다.
김 파트장은 2016년부터 매장 개점과 운영 실무를 맡아왔다. 현재 예스24는 신간서점 2곳과 중고서점 4곳을 운영한다. 이 가운데 2016년 8월 문을 연 목동점이 가장 오래됐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과 연결된 이 매장에서는 하루 평균 200권 이상의 중고도서를 현장에서 매입·판매한다.

김 파트장은 목동점이 지역의 생활권 서점으로 자리 잡은 이유로 “일상적인 도서 선순환의 거점 역할과 편안하게 읽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꼽았다. 집에서 다 읽은 책을 가지고 나와 바로 팔고, 정산받은 포인트로 자녀의 다음 필독서나 굿즈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책을 읽은 뒤 보관할 필요가 없는 책을 팔면 다음 책을 사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책이 계속 도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독자가 서점을 이용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살 책을 정하고 재고를 검색한 뒤 구매하는 방문이 많았다. 지금은 서점이 큐레이션한 책을 구경하고 시간을 보내는 고객이 늘었다. 주제별 매대나 브랜드 팝업을 둘러보다 예상하지 못한 책을 발견하기도 한다. 목동점에서 선보이는 독서 관련 상품과 영화 협업 매대 역시 그런 발견의 계기를 만든다.
서가에는 온라인 서점에서 축적한 정보도 반영된다. 목동점의 ‘우리 동네 학교 권장도서 모음전’ 매대가 한 예다. 김 파트장은 “실제 이 근처 학교에서 주문한 도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큐레이션된 서가”라며 실제 주문 데이터가 서가를 꾸리는 데 쓰인다고 말했다.
매장별 프로그램도 주변 고객층에 맞춘다. 목동에서는 자녀 교육이나 입시 관련 도서와 강연에 대한 반응이 좋다. 강서NC점에서는 어린이 대상 강연이, 대학생 등 비교적 젊은 고객이 찾는 구의점에서는 투자 관련 주제가 호응을 얻고 있다. 김 파트장은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고객이 단순히 일방적으로 강연을 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닌 직접 읽고 대화할 수 있는 구조인가도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공간의 모습 역시 지역에 따라 다르다. 강서NC점은 대형 미끄럼틀과 휴게공간을 갖춘 가족 체험형 서점이고, 부산 수영점F1963은 옛 와이어 공장의 공간적 특성을 살려 책과 예술을 연결한다. 대구 반월당점은 인쇄골목과 옛 공장의 흔적을 살렸다. 예스24는 온라인 회원의 지역별 구매 경향에 상권과 주변 시설의 특성을 더해 각 매장의 콘셉트를 정한다.
서가와 공간은 달라도 모바일 앱을 통한 포인트 사용·적립과 중고도서 바이백 등은 매장에서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매장에서 받는 ‘매장 픽업’도 운영한다. 매장에서는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를 써보거나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만져보고 문학 디퓨저의 향을 맡아볼 수 있다. 목동점에는 독서 성향 분석 서비스 RBTI(AI 기반의 독서 성향 분석 테스트) 결과에 따라 책을 추천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김 파트장이 바라는 앞으로의 서점은 한 지역에 오래 머무르며 동네 사람들의 독서 생활과 함께 변하는 곳이다. 그는 “그 동네에 사시는 분들이 취향 비슷한 분들끼리 같이 모여서 책도 좀 많이 읽으시고, 그런 공간이 됐으면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목동점 어린이 코너를 채웠던 아이들이 자라났듯 다음 10년에는 또 다른 독자와 이용 방식이 생길 수 있다. 김 파트장은 “서점 방문도 고객들이 하나의 루틴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며 “잊지 않고 찾아와주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