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2000억에 인수해 밸류업…리캡으로 투자금 회수
K뷰티까지 포트폴리오 확대…소비재 트랙레코드 구축

1975년생 김기현 대표가 이끄는 케이엘앤(KLN)파트너스가 국내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설립 초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에서 출발해 맘스터치를 대표 포트폴리오로 키워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K뷰티 기업 마녀공장과 올해 컬러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을 운영하는 피피비스튜디오스까지 품었다. 기업을 인수한 뒤 경영에 직접 관여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앞세워 소비재 분야에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트랙레코드를 쌓아가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행정고시 4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거쳐 PEF 업계로 자리를 옮겼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에서 운용 경험을 쌓았고, 2015년 케이엘앤파트너스를 설립하며 독립했다.
케이엘앤파트너스의 대표 트랙레코드로 꼽히는 곳중 하나는 생수업체 가야산샘물이다. 2016년 당시 하이얏트샘물이었던 가야산샘물 지분 100%를 인수한 뒤 생산과 영업 등 경영 전반을 손봤다. 이후 2018년 동아쏘시오홀딩스에 회사를 매각하며 투자원금의 3배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야산샘물에서 첫 회수 성과를 거둔 김 대표가 다음 승부처로 선택한 곳이 맘스터치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19년 특수목적법인(SPC) 한국에프앤비홀딩스를 통해 맘스터치 운영사였던 해마로푸드서비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창업주 정현식 전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 56.8%와 전환사채(CB) 등을 약 1938억원에 사들이는 거래였다.
맘스터치는 김 대표의 투자 스타일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단순히 자금을 투입한 뒤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운용사가 직접 경영 현장에 깊숙이 관여하는 방식이다. 인수 이후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전국에 흩어져 있던 지사 체제를 본사 중심으로 재편했다. 가맹점 관리와 메뉴 운영을 정비하는 동시에 햄버거·치킨이라는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2022년에는 공개매수를 거쳐 맘스터치를 상장폐지했다. 비상장사로 전환해 중장기적인 경영 개선과 투자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후 국내 사업을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 성장축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도 직접 현장을 뛰었다. 맘스터치의 일본 진출을 준비하면서 김 대표가 도쿄 시부야 일대를 직접 돌아다니며 상권을 살핀 일화는 업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2023년 시부야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이듬해 맘스터치의 일본 직영 1호점을 열었다. 직영점 오픈 이후에도 꾸준히 일본으로 건너가 상권을 분석했다.
기업을 품으면 직접 현장으로 들어가는 김 대표의 투자 방식이 '땀 흘리는 금융'으로 불리는 이유다. 재무구조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구조와 조직, 해외 진출 등 기업 운영 전반에 손을 대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성과는 투자금 회수로도 이어졌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22년 약 3100억원 규모의 자본재조정(리캡)을 실시한 데 이어 추가 리캡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맘스터치를 매각하기 전 이미 출자자(LP)들에게 투자원금의 약 2.7배를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경영권 매각까지 성사되면 최종 투자성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약 2000억원에 인수했던 회사가 현재 매각 과정에서 약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케이엘앤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가야산샘물에 이어 또 하나의 굵직한 바이아웃 회수 사례를 확보하게 된다.
맘스터치에서 축적한 소비재 투자 경험은 K뷰티로 이어지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해 엘앤피코스메틱이 보유했던 마녀공장 지분 51.87%를 약 190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맘스터치에 이어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B2C 기업을 주요 바이아웃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다.
마녀공장은 클렌징오일과 앰플 등을 주력 제품으로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성장해온 K뷰티 기업이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경영권 인수 이후 해외 유통망 확대와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직접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리면서 포트폴리오 기업의 경영 전면에 나섰다. 올해에는 컬러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을 운영하는 피피비스튜디오스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맘스터치에서 외식, 마녀공장에서 화장품, 피피비스튜디오스에서 컬러렌즈로 영역은 달라졌지만 소비자 브랜드를 인수해 해외 시장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방향은 맞닿아 있다. 소비재 외 투자 경험도 적지 않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유바이오로직스, 더이앤엠 등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누적 투자 규모는 1조2818억원, 누적 운용자산(AUM)은 8000억원을 넘겼고, 총 16건의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규모도 설립 초기와 비교하면 크게 달라졌다. 가야산샘물에서 시작해 2000억원에 가까운 맘스터치 경영권 인수에 나섰고, 현재는 기업가치 1조원 수준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추진하는 운용사로 성장했다. 동시에 마녀공장과 피피비스튜디오스를 다음 소비재 바이아웃 포트폴리오로 낙점하며 후속 트랙레코드 구축에도 나섰다.
현재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또 한 번의 외형 확장을 준비 중이다. 설립 이후 처음으로 단독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도전하면서다. 그동안 프로젝트펀드를 중심으로 개별 투자 건마다 자금을 모아온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안정적인 대규모 투자 재원을 미리 확보하는 블라인드펀드 운용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블라인드펀드 결성은 케이엘앤파트너스의 투자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프로젝트펀드는 투자 대상을 먼저 정한 뒤 자금을 모집해야 하지만 블라인드펀드는 사전에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투자 기회가 생겼을 때 보다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다.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맘스터치와 같은 미드캡 바이아웃을 연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도 넓어진다.
김 대표가 케이엘앤파트너스를 세운 지 11년. 가야산샘물에서 시작한 핸즈온 투자 경험은 맘스터치를 거쳐 마녀공장과 피피비스튜디오스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의 1조원대 엑시트와 첫 단독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동시에 추진하며 다음 성장 단계에 올라설 채비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