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 대형 부스…야외 실물 열차에 긴 줄
中 CRRC도 관심…수주 경쟁은 치열

22일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 ‘이노트란스 2026’. 태국 국영철도(SRT) 관계자가 현대로템의 고속열차 EMU-320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철도차량 제작사 중국중차(CRRC) 관계자들도 관람객 틈에서 한국 열차를 살폈다. 객실에 들어가기 위해선 10분 가까운 대기가 필요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철도 박람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주최 측 개막 발표 기준 59개국 3170개 업체가 참가했다. 20만㎡ 규모 행사장의 42개 전시관과 야외 공간이 모두 찼다. 야외 선로에는 17개국의 차량 113대가 전시됐다. 공항과 도로 곳곳에 광고가 붙었고 베를린 마라톤까지 겹쳐 숙박비가 평소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

2004년부터 참가해온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내년 KTX 교체와 미국 대형 사업을 앞두고 메인 전시관에 해당하는 3관에 대형 부스를 꾸렸다. 실내에서는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현대디자인센터와 협업한 차세대 고속열차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다리 공간과 짐 선반을 넓히는 등 승객 편의를 높인 디자인이다.

야외 전시의 주인공은 한국에서 배로 옮긴 EMU-320이었다. 국내에서 운행하는 ‘KTX-청룡’의 모델로, 최고 운행속도 시속 320㎞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다. 실물 열차 앞에는 탑승 대기 줄이 이어졌다. 객실 안도 관람객으로 가득했다. 현장 관계자는 일본 히타치도 고속열차를 선보였지만 현대로템 차량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다고 전했다.
이날 만난 태국 철도 운영기관인 국영철도(SRT) 관계자는 좌석에 앉아보고 무선충전기를 사용한 뒤 엄지를 치켜세웠다. 객실 곳곳의 디스플레이도 호평했다. 관심은 발주 이야기로 이어졌다. SRT 관계자는 “코로나로 무기한 연기됐던 태국 이스트 라인 사업 발주가 내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로템과 독일 지멘스의 2파전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EMU-320를 둘러본 이들 중에는 중국중차(CRRC) 관계자들도 있었다. CRRC는 중국 국영 철도차량 제조업체로, 세계 철도차량 시장의 강자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철도차량 시장에서 21.1%를 웃도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은 2730억6300만위안(약 55조원)에 달했다.
중국의 공세는 전시 품목에서도 드러났다. CRRC는 도시철도 차량 ‘벨링크’,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기관차 ‘벨포스’, 화물용 평판차 ‘매직스’ 등 실물 3종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일본 히타치와 마주 보는 위치에 대형 부스를 꾸렸다. 규모에서도 히타치에 뒤지지 않아 중국 철도산업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대로템의 과제는 전시장의 인기를 수주로 연결하는 것이다. 중국의 해외 실적이 쌓일수록 경쟁도 치열해진다. 현대로템 고위 관계자는 발주처가 차량뿐 아니라 운영·유지보수 경험까지 중시한다며 “빨리 그런 실적을 많이 쌓는 게 해외 고속철 수주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