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전쟁 종결 여부는 미국이 선택할 문제”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유엔총회 기자회견에서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7일간의 계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7일째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고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다”며 미국이 동의하는 즉시 이행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은 구체적이다. 7일 동안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미국은 최소 120억달러(약 16조4000억원)로 추산되는 이란의 동결자산을 풀어야 한다.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면제와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도 요구했다.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면 마지막 날인 7일째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열겠다는 구상이다.
아라그치 호르무즈해협이 재개방되면 곧바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인 협상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안은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이 마련했다가 무산된 양해각서(MOU)와 조건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협상 속도를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당시에는 핵협상에 돌입하기까지 60일의 시간표를 뒀지만, 이번에는 이를 7일로 압축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 중간선거 전에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협상 내용을 아는 미 당국자는 중재국을 통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합의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NYT에 밝혔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카타르가 중재한 미국과 이란 당국자 간 3시간 회담이 돌파구 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다만 아라그치 장관은 22일 스티브 윗코프 미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를 상대로 카타르를 통한 간접 협상도 진행했는데, 해당 회담을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협상 속도를 높이는 배경에는 장기전과 경제난이 자리 잡고 있다. 전쟁은 유가와 에너지·식량 가격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세계 경제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이란 내부에서도 높은 물가와 의약품 부족, 교역 차질이 심화하고 있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담당 국장은 이란의 제안에 대해 “영리한 움직임”이라며 “전쟁을 끝내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쟁을) 끝내기를 원하는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은 미국”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