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금융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인공지능(AI)·반도체와 우주항공·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자본·외환시장 개혁 성과를 강조하는 한편,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논의한 군함 건조 등 조선 협력을 거론하며 한미 산업 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도 기대했다.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대한민국 투자 서밋 2026'에 참석해 글로벌 금융기관과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국 경제의 성장전략과 투자 기회를 소개했다고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뉴욕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첫 투자 서밋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행사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비롯해 티모시 가이트너 워버그 핀커스 회장,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회장, 엠마누엘 로만 핌코 최고경영자(CEO), 제니 존슨 프랭클린 템플턴 CEO 등 미국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 CNS,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에이피알 등 주요 기업 경영진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재평가 가능성을 강조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작년 그때쯤 투자 결정을 하신 투자자 여러분들은 상당한 평가액 증가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 질서의 격변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강한 복원력과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월간 수출이 올해 6월 사상 최초로 약 1000억달러를 기록했다”며 “연간 수출도 아마 1조달러에 달해 세계 톱5 수준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약속했던 게 세계 수출 톱4였는데 거의 공약 목표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글로벌 기관들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후반대로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예상 경제성장률도 2% 후반대로 예측하고 있다”며 “전반기보다 예측치가 대폭 올라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제조업 기반과 디지털 인프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국민의 역량이 이 같은 성과의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성장세를 토대로 미래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도체와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차세대 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7대 SEED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첨단산업 대도약의 길에 동참해 달라”고 제안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장해 향후 5년 안에 메모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고 어떤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AI 핵심 공급망을 갖춰갈 것”이라며 “연구개발부터 사업화와 양산, 수출까지 연결해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먼저 열어가는 추격 국가가 아닌 선도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 산업 지원을 위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AI·반도체 호황에서 발생한 성과를 첨단산업과 핵심 인프라, 인재 양성에 재투자하고 미래 산업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자본시장과 외환시장 개혁도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세 차례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와 자사주 원칙적 소각 등을 도입한 점을 거론하며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이제 저평가를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많은 개선을 통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정상적인 평가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시장을 24시간 거래 체계로 전환해 런던과 뉴욕 시간대에도 원화 거래와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가 필요로 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도약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성장과 대도약의 투자자로서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대한 투자가 한참 시간이 지난 다음 ‘아, 그때 왜 안 했지’라는 생각이 들 게 거의 확실하다”며 “오늘 과감한 논의와 결정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