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채무성 재원 우려'·의회 '민생 복원' 평행선…5465억 구조조정중 복원범위 쟁점

42조2420억원 규모 추경을 놓고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막판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집행부가 삭감한 민생사업의 복원 범위와 추가 재원 마련 방식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18일 본회의 상정 무산에 이어 회기를 20일까지 연장하고도 처리하지 못하면서 추경은 추석 연휴 이후 별도 임시회에서 다시 다뤄지게 됐다.
23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추경은 경기도가 8월19일 도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이다. 총 규모는 42조2420억원이다. 도는 취득세 등 지방세 수입 3000억원 결손을 예상하고 1300여개 사업을 재검토해 5465억원을 감액했다. 확보한 재원은 본예산에 충분히 담지 못했던 생계·돌봄과 안전 등 민생사업에 다시 배분했다.
원안에는 노인장기요양시설·재가급여 1234억원, 도교육청 유·초·중·고교 급식비 584억원, 농어민기회소득 215억원, 청년기본소득 163억원, 결식아동 급식지원 75억원 등이 담겼다. 경기도는 본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취약계층 생계·돌봄과 도민 안전 관련 사업에 2464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쟁점은 추경 총액이 아니었다. 5465억원 세출 구조조정 과정에서 빠지거나 줄어든 사업 가운데 무엇을 되살릴지, 추가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가 협상의 핵심이었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산후조리비와 교통약자 이동지원 등 집행부가 감액하거나 편성하지 않은 민생사업을 복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기도가 재정여건과 추가 부담을 이유로 동의하지 않으면서 18일 제39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추경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본회의를 정회하며 재정 여건뿐 아니라 예산 조정이 현장에 미칠 영향도 함께 검토해 달라고 집행부에 요구했다.
경기도가 물러서지 않은 지점은 증액 규모가 아니라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었다. 도는 산후조리비 등 일부 민생사업에서 의견 접근이 있었다면서도 복원 재원을 채무성 재원으로 충당할 경우 현재의 재정위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22일 월간회의에서 도의회의 민생예산 복원 요구를 거론하며 재정 부담을 설명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가 하루 약 4억 원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며 지역개발기금 상환계획에 따라 500억원이라도 갚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도의회의 판단은 달랐다. 집행부가 재정난을 이유로 줄인 사업 가운데 도민 생활과 직접 연결된 예산은 다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산후조리비나 교통약자 이동지원처럼 현장 수요가 남아 있는 사업까지 일괄 감액 대상으로 놓아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상임위 단계에서부터 이어져 왔다.
△ 남종섭 "재정 어려움 인정…도민 생활 영향도 살펴야"
추석 전 처리가 무산되자 남 의장은 23일 입장문을 냈다.
남 의장은 추석을 앞두고도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한 데 대해 도민에게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경기도는 재정 부담을 우려하고, 도의회는 감액 사업 가운데 도민 생활과 밀접한 예산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양측의 입장 차를 설명했다.
남 의장은 "재정 상황만으로 모든 결정을 설명할 수는 없다"며 예산을 줄였을 때 도민 생활에 실제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에는 의회가 예산 복원을 요구하는 이유를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고, 양당 교섭단체에는 도민에게 필요한 예산을 지킬 수 있도록 접점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협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의장으로서 중재와 조정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 18일 상정 불발 →20일 회기 종료 →추석 이후 재논의
추경안은 18일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도의회가 회기를 20일까지 연장했지만 집행부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추석 전 추가 협상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제393회 임시회가 종료된 만큼 추경안을 의결하려면 별도 임시회를 소집해야 한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처리가 늦어지면서 원안에 담긴 노인장기요양시설·재가급여 1234억원과 학교급식비 584억원, 결식아동 급식지원 75억원 등 추경 재정수요도 의결을 기다리게 됐다. 의회가 복원을 요구한 산후조리비와 교통약자 지원 등 사업 역시 추가 협상 대상으로 남았다.
경기도와 도의회의 남은 쟁점은 민생사업을 어디까지 복원할지와 그에 필요한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다. 추경안은 추석 연휴 이후 별도 임시회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