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경영승계 시작⋯하나도 행추위 가동
금감원, 후보 검증 및 자회사 임추위 강화 강조

연말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선의 변수가 늘어나고 있다. 현직 행장의 경영 성과와 연임 여부에 더해 금융감독당국이 후보 검증 강화와 자회사 이사회의 실질적인 역할 확대를 주문하면서 금융지주들은 인선에 앞서 CEO 승계절차를 어떻게 보완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는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은행장과 계열사 CEO 선임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임기는 모두 12월 31일 만료된다. 정상혁 행장은 2023년 취임해 한 차례 연임한 상태이고, 나머지 4명은 2025년 취임해 첫 2년 임기를 마친다.
신한금융은 21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은행을 포함해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의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가동했고, KB금융, 우리금융, 농협금융도 승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해 인사의 핵심 변수로는 한층 높아진 금융당국의 승계절차 눈높이가 꼽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8개 은행지주 회장 및 은행연합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재차 주문했다. CEO의 구체적인 자격요건과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후보를 충분한 기간 검증해야 한다는 게 당국의 주문이다. 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후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후보 평가 과정에서도 자회사 임추위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절차 개선 요구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융지주가 주도해온 자회사 CEO 인선 과정에 자회사 이사회와 임추위의 참여가 확대될 경우 후보 발굴과 평가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인선부터 신한은행 임추위는 지주가 관리하는 승계 후보군 정보를 공유받고 직접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지주 자경위 중심으로 진행되던 후보 발굴 과정에 은행 이사회가 보다 이른 단계부터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의 후보 추천 통로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자회사가 자체적으로 CEO 후보를 발굴해 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할 수 있는 구조다.
금융권에서는 자회사 이사회의 역할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지주 회장의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맞출지를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후보 추천과 검증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가 늘어나면 절차적 공정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자회사 CEO 인선에 대한 지주의 영향력이 줄어들 경우 그룹 경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 간 균형을 다시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직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를 둘러싼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실적과 주요 사업 성과 외에도 장기 재임에 따른 세대교체 필요성, 차기 지주 회장과의 경영 호흡, 후보군 검증 과정 등 금융지주별 변수가 적지 않다. 특히 금융당국이 승계절차의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현직 행장을 연임시키는 경우에도 경쟁 후보들과 어떤 기준으로 비교·평가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이 좋다는 이유로 연임이 거론되기 어려워진 상황으로 본다”며 “당국에서 여러 차례 강조하는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승계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