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금융 상환·조기 회수 수단 제약 가능성…M&A 자금조달 위축 우려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투자대상 기업에 당기순이익을 넘어서는 배당을 요구하거나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는 과도한 배당을 막겠다는 취지다. 다만, 배당을 활용한 인수금융 상환이나 투자금 회수까지 제약할 수 있어 PEF의 투자회수 전략과 인수합병(M&A) 자금조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 등 10명은 이달 1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업무집행사원(GP)이 투자대상 기업에 해당 사업연도의 당기순이익을 초과해 배당을 실시하도록 요구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은 일부 PEF 운용사가 투자대상 기업을 인수한 뒤 인수금융 상환이나 조기 투자회수를 목적으로 해당 기업이 사업연도에 창출한 이익을 크게 웃도는 배당을 실시하도록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고 근로자와 협력업체,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는 배당이 가능하다. 배당가능이익에는 과거에 축적된 이익잉여금도 포함돼 해당 사업연도의 당기순이익을 넘어서는 배당 자체가 현행법상 허용될 수 있다. 개정안은 이같은 제도적 여지가 기업의 단기간 자본 유출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PEF 운용사의 투자회수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PEF는 기업을 인수한 뒤 기업가치 제고를 거쳐 지분 매각이나 기업공개(IPO)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한편, 배당을 활용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거나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인수금융) 상환에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인수금융을 활용한 거래에서는 피인수기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과 배당이 자금조달 구조와 맞물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을 넘어서는 배당을 원칙적으로 제한할 경우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보호하는 효과와 함께 PEF의 정상적인 자금회수까지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당기순이익만으로 기업의 실제 배당 여력이나 재무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과거 이익잉여금이나 현금성 자산 등 기업이 보유한 재원이 충분한 경우에도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 한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금융을 활용한 M&A 거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배당을 통한 현금 회수 가능성이 제한되면 PEF가 인수금융을 조달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자금회수 수단이 줄어들 우려도 나온다. 이는 결과적으로 일부 거래에서 자금조달 구조나 투자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는 과도한 배당과 PEF의 정상적인 투자회수 사이의 기준을 어디에 설정할지로 모인다.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배당 제한이 기업별 현금흐름과 자본구조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지, 또 시행령에서 어떤 예외를 인정할지가 향후 논의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해치는 과도한 배당을 제한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당기순이익만을 기준으로 초과배당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기업별 재무상황과 현금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며 "PEF의 투자회수나 인수금융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실제 규제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