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찬섭 "하후상박 방식으론 빈곤율 감소 난망"
복지부 "빈곤갭 개선 봐야…개편안은 출발점”

정부의 기초연금 개편안만으로는 노인 빈곤율을 낮추기 어렵다는 지적이 여당 주최 토론회에서 나왔다. 저소득 노인에게 더 주는 방식으로는 부족하고, 노인 70%에게 지급하는 현행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찬섭 동아대 교수는 22일 더불어민주당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저소득 노인에게 더 두텁게, 기초연금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정부안만으로는 노인 빈곤율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결과"라며 "기초연금 내부 하후상박 방식으로는 노인 빈곤율 감소가 난망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초연금 내부 돌려막기가 아니라 빈곤 대책을 위한 별도의 보충연금이든 최저보장연금이든 그런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이달 1일 소득 하위 30% 이하 노인에게 3만원을 더 주는 차등지급(하후상박·소득이 낮을수록 더 두텁게 지급)과 부부 감액 완화를 담은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제의 초점은 노인 70%에게 지급하는 현행 목표수급률 방식의 전환에 맞춰졌다. 노인 집단 내 소득 순위가 아니라 사회 전체 소득 수준인 기준 중위소득에 연동해 지급 대상을 정하자는 것이다.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초연금 도입 논의 당시 19.2%였던 공적연금 수급률이 지난해 12월 47.8%까지 오른 만큼 선정 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고 봤다. 현행 선정기준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96.3% 수준인 점을 고려해 100%에서 출발한 뒤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내놨다. 최 위원은 "기초연금이 지금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목표수급률을 설정해서 운영하는 방식에서 거의 다 비롯된다"며 "대상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선정하는 방식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모든 수급자에게 같은 금액을 주는 지금 방식이 빈곤을 줄이지 못한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데이터처 기준 노인 빈곤율이 35.9%로 경제 규모가 있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데, 생계급여가 노인의 8%만 지원하는 만큼 나머지 28% 빈곤 노인을 위한 개편이 기초연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은 "일률적인 정액 급여 방식으로 70%에게 약 36만원을 지급하는 구조는 소득보장 역할도, 노인 빈곤 개선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 중위소득에 연동하면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도헌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기초연금 급여를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A값)에 연동해 올릴 경우 재정 소요가 2050년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늘어난다는 추계를 제시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정부안은 장기적인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았고 재정 지속가능성과 노인 빈곤율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부측은 개편안 효과를 빈곤율이 아닌 빈곤갭(빈곤선과 실제 소득 간 격차)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박나연 복지부 기초연금과장은 "저소득층에 초점을 맞춘 제도는 빈곤율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부부 감액 조정으로 소득 하위 30% 이하 부부가구에 최대 12만4000원이 더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편안을 출발점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위는 정부에 시뮬레이션 자료 공유를 요구하며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인 남인순 국회 부의장은 "빈곤선 완화든 빈곤갭 완화든 어떤 효과를 주는 부분이 있는지 국회에 보고가 돼서 논의를 더 촉발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