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99.5% 생성형 AI 사용 경험…교사 64.6%는 생기부 작성에 활용

서울지역 중·고등학생 2명 중 1명 이상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든 답변을 그대로 과제로 제출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절반 이상은 AI 사용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줄었다고 답했다. 생성형 AI가 학교 현장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사고력과 학업 윤리 등을 보호하기 위한 활용 기준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발표한 ‘2026 서울지역 학생-교사 AI 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생 응답자 635명 가운데 339명(53.4%)이 생성형 AI가 만든 답변을 과제에 그대로 제출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50명(7.9%)은 ‘자주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29일부터 8월 27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서울지역 중학생 361명과 고등학생 274명 등 학생 635명과 교사 285명 등 총 920명이 참여했다.
생성형 AI는 이미 학생들의 일상적인 학습 도구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635명 가운데 632명(99.5%)이 생성형 AI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매일 사용한다는 학생은 167명(26.3%)이었다.
학생들이 AI를 사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정보 검색 및 조사’로 388명(61.1%·복수응답)이 꼽았다. ‘학교 과제 도움’이 330명(52.0%), ‘문제 풀이 및 해설 확인’ 284명(44.7%), ‘단순 호기심’ 235명(37.0%) 등의 순이었다. 중학생은 정보 검색과 문제 풀이, 호기심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고등학생은 학교 과제에 활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AI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검증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AI의 답변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인터넷 검색이나 다른 생성형 AI에 다시 질문한다고 답한 학생은 243명(38.2%)이었다. 별도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학생도 70명(11.0%)이었다.
학생 스스로 AI 의존에 따른 부작용을 체감한다는 응답도 나왔다. 전체 학생의 56.9%는 ‘AI로 인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줄어든 것 같다’고 답했고, 41.1%는 ‘AI가 생성한 답변을 그대로 제출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반면 학교 내 AI 사용 기준에 대한 인지도는 낮았다. 학생의 71.5%(454명)는 학교에 생성형 AI 사용 규정이 있는지 잘 모르거나 규정이 없다고 답했다. 교사 역시 84.8%(242명)가 교육부·교육청의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전혀 모르거나 구체적인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교사들의 AI 활용도 활발했다. 교사 응답자 285명 가운데 280명(98.0%)이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활용 영역으로는 수업 설계가 82.8%로 가장 높았고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64.6%, 수업자료 제작 58.6%, 번역·다문화학생 지원 39.7%, 공문·행정업무 39.3%, 평가문항 개발 35.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전교조 서울지부는 교사들의 생활기록부 AI 활용 비율이 높은 배경에 과도한 기록 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일한 교육과정과 수업활동을 바탕으로 학생마다 다른 내용을 작성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교사들이 생성형 AI를 업무 경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을 개선하고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교사의 기록 업무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생의 AI 활용을 일정 부분 제한해야 한다는 교사들의 의견도 많았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추진하는 ‘유아·초등학교 수업에서 생성형 AI 학생 사용 금지 및 중·고등학교 수업에서 생성형 AI 학생 사용 제한’에 조사에 참여한 교사의 85.9%(245명)가 동의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자료를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을 생략하는 ‘생각의 외주화’가 심화할 수 있다”며 “AI 활용 능력뿐 아니라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교차 검증할 수 있는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교육청과 정책협의를 추진할 방침이다. 학생·교사 대상 AI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과 AI 활용 윤리교육 강화, 생활기록부·행정업무 간소화, 초등학교 수업에서 생성형 AI 사용 금지 및 중·고등학교 수업에서 사용 제한 등을 정책과제로 제안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