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I 위험론을 '사기'라고 일축한 가운데, 백악관 내부에서는 AI 규제 문제를 두고 신중론이 고개를 들며 논의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AI가 인류를 멸종으로 이끌 수 있다는 우려를 '사기'로 규정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AI가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인 만큼, 섣부른 규제나 속도 조절로 산업 발전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주변 인사들은 AI 활황세가 꺾일 경우 증시 폭락과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 같은 정책 기조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특히 벤처 투자자 데이비드 색스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주요 재계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AI의 위험성보다 중국에 기술 패권을 빼앗길 가능성을 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올 초, 전임 행정부 시절 도입된 AI 모델에 대한 정부의 의무적 안전성 검토 방침을 '자발적 검토 체제'로 대폭 완화했다.
그러나 행정부 내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AI의 잠재적 위험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백악관 안팎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AI 기반 해킹 공격으로 산업 전반에 극심한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와일스 비서실장은 고도화된 AI 모델의 위협에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비공식 대책 회의체까지 꾸린 상태다.
그동안 AI 규제 완화를 지지해 온 인사들 사이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AI를 활용한 국가 기반 시설 해킹, 생물학 무기 위협, 핵 지휘·통제 시스템 공격, 대규모 일자리 감소 및 금융시장 교란 등이 단순한 기우가 아닌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개발자의 통제를 벗어나 돌발 행동을 보이는 AI 에이전트 사례가 잇따르면서 내부 경각심은 한층 커졌다.
다만 NYT는 백악관 내부에 이 같은 우려가 확산하고 있음에도, 정작 AI 안전 정책을 일관되게 총괄할 책임자가 부재한 점을 한계로 꼽았다.
한편 베선트 재무장관은 조만간 뉴욕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동해 AI 안전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미국은 양국 간 AI 안전 협력 합의를 추진하고 있으나, 모델 공개 전 사전 안전성 검증과 같은 구체적인 규제 조항까지 합의문에 담길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