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생활가로에 ‘그늘쉼터’ 조성⋯좁은 보도엔 접이식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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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보도엔 벽면형·접이식 벤치 조성
9월 자치구 공모·10월 대상지 선정
2027년 6월까지 10개 쉼터 설치

▲그늘쉼터 조성 후 이미지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주택가 골목과 지하철역·버스정류장 접근로 등 일상적으로 걷는 생활 가로에 5분마다 쉬어갈 수 있는 보행 쉼터를 조성한다. 보도 폭이 좁은 곳에는 접이식·벽면형 벤치 등을 설치하고 자투리 공간에는 볼라드와 대형 화분 등을 활용해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6년 9월 자치구 공모를 시작으로 ‘생활 가로 내 그늘·쉼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10월 대상지를 선정하고 2027년 6월까지 10개 이상 노선에 ‘5분 보행쉼터망’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8월 발표한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의 첫 실행사업이다. 서울시가 시내 보도 4031㎞의 그늘 환경을 분석한 결과, 평균 그늘 비율이 44.4%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온열 질환자의 31.4%가 길가에서 발생한 만큼,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등 시민 이용이 많은 생활 가로의 그늘 단절 구간을 중심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생활 가로에 벤치 등 휴식공간을 늘려달라는 시민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좁은 보도 폭과 차량 통행, 주민·상가와의 갈등 등으로 실제 설치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5년 이후 13개 자치구에 접수된 벤치 설치 요구 101건 가운데 63건은 설치됐지만, 38건은 보행공간 부족과 차 사고 우려 및 주민·상가 반대 등의 이유로 설치되지 못했다.

이에 서울시는 단순히 공간이 넓은 곳에 벤치를 추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활 가로의 여건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보행 폭이 좁거나 별도의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주거지·근린가로에는 접을 수 있는 접이식 벤치와 건물·옹벽 등에 설치하는 벽면형 벤치를 적용한다. 짧은 시간 몸을 기댈 수 있는 기대는 벤치(Hip-rest)도 활용한다.

보행로 주변의 자투리 공간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노상주차장 주변이나 도로 모서리 등에 필요할 경우 도로 공간을 재구조화해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가로수·벽면·화단·볼라드·가드레일 등 기존 시설물에 앉음 시설과 차양을 결합할 예정이다. 공간 확보가 어려운 구간에는 ‘보행자 우선도로’ 활용도 검토한다. 기존 보행자 우선도로의 통행 동선과 쉼터 설치 여건을 재분석해 정비한다. 보행 약자 통행이 잦지만 쉼터 공간이 부족한 일반 생활 가로는 보행자 우선도로 신규 지정하는 방안도 살핀다.

쉼터 위치는 ‘그늘’을 우선 기준으로 정한다. 기존 가로수와 건축물의 처마·차양 등 자연적으로 형성된 그늘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연 그늘이 부족한 곳에는 그늘막과 차양을 설치한다. 휠체어·유모차 이용자와 어린이 등을 위한 무장애·유니버설 디자인도 적용한다. 휠체어가 머물 수 있는 공간과 벤치 높이, 손잡이, 데크 단차 등을 고려해 다양한 이용자가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9월 자치구 공모를 통해 후보지를 접수하고 10월 중 최종 시범대상지를 선정한다. 보행 약자 이용이 많은 생활 가로를 비롯해 지하철역·버스정류장·시장·병원·복지시설 등 주요 생활거점 접근로, 둘레길·마을 길과 경사로 등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시민들이 쉼터 설치를 요청한 민원 지역도 후보지에 포함한다.

서울시는 2027년 상반기까지 10개 이상 노선의 시범 쉼터를 조성한 뒤 사업 전후 그늘 면적과 체감온도, 이용률, 시민 만족도 등을 비교해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이후 유형별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생활권계획과 연계해 2028년부터 서울 전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그늘보행권을 확보하는 것은 단순히 벤치와 그늘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하며 일상 속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의 기본 환경을 바꾸는 일”이라며 “누구나 집 가까운 곳에서 걷고 쉬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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