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이준일의 기업 이야기] 눈앞 이익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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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기업 시장 수요 급증하지만
성과급 강제 배분 요구는 본말전도
경쟁격화 속 투자우선 순위 지켜야

쇼츠라고 불리는 짧은 동영상이 인기다. 알고리즘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 어느 날 알고리즘이 조금 엉뚱한 것을 물어다 줬다. 인부들이 가마에서 시뻘겋게 달군 거대한 쇳덩이를 꺼낸다. 천장에 쇠사슬로 매달린 집게로 쇳덩이를 집어 해머 아래로 옮긴다. 해머가 쇳덩이를 내리칠 때마다 작업자가 집게로 쇳덩이의 방향을 바꾼다. 모양이 잡히면 가운데에 쇠말뚝을 올려 놓고 내리쳐서 구멍을 뚫는다. 이글거리는 쇠를 사람이 직접 다룬다. 온몸의 힘을 이용해 운반하고, 걸고, 내리친다. 마스크도, 안전모도, 안전화도 없다.

또다른 영상에서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강철기둥이 레일을 타고 이동한다. 거대한 강철 집게로봇이 소재를 집어 옮겨 세우면 프레스가 내려온다. 강철기둥이 한 번에 납작하게 눌린다. 집게로봇이 납작해진 소재 가운데에 쇠말뚝을 올려 놓으면 프레스가 눌러 구멍을 뚫는다. 도넛 같은 링이 만들어진다. 깔끔한 공장 안에서 몇 안되는 사람들이 쇳덩이와 멀리 떨어져 리모컨과 제어장치를 조작한다. 안전장비 착용은 물론이다.

둘 다 중국 공장의 모습이다. 얼마 전의 중국이고, 지금의 중국일 뿐이다. 두 공장의 결정적 차이는 설비, 즉 자본이다. 인구구조가 바뀌고 임금이 뛰면서 육체노동의 비용이 높아졌다. 대신 로봇 집게와 자동 프레스를 도입한 것이다. 이제 자동화된 공장의 노동자는 더 안전한 환경에서 적게 노동하면서도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든다. 그리고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 자본은 노동의 반대편에 있지 않다.

현미경으로도 보기 어려운 미세한 회로를 만들어내는 반도체 제조는 자본집약 산업의 극단이다. 클린룸을 만들고, 초순수를 공급하고, 수많은 전공정과 후공정 장비를 갖춰야 한다. 한 대에 수천억원에 이르는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는 대표적 설비로, 갖추는 것 자체가 기업의 경쟁력이다.

2026년 2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은 171조5000억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이 89조2000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3000억원, 영업이익 60조5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76%에 달한다. AI가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불러오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거대한 이익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십년 전부터 공장을 짓고, 막대한 돈을 들여 장비를 사고, 연구개발을 하고, 공정을 개발하고, 수율제고를 위해 시행착오를 반복하여 축적된 기술과 설비가 지금의 이익을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경쟁은 국제적이다. 2026년 2분기 중국 CXMT의 D램 매출 점유율이 1년 전 약 4%에서 10%까지 올라왔다. 낸드에서도 중국 YMTC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우리의 주요 사업인 이차전지, 액정표시장치(LCD), 조선, 전기차, 석유화학에서 중국은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최신식 대규모 설비로 더 싸고 품질 좋은 물건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요즘 대기업 노조들이 성과급 결정을 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의 노력과 기여분에 대한 성과를 바라는 것을 넘어, 시황으로 인한 성과, 장기적인 투자, 주주환원을 고려하기도 전에 일정 부분을 강제 배분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

이익에서 필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투입할 몫을 확보하고, 부채상환, 여유현금과 같은 재무건전성을 먼저 확충해야 한다. 그리고 주주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요구수익을 고려한 뒤 남는 이익의 일부를 성과급의 재원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 순서를 사전에 노사가 합의해 명문화하여 성과급을 먼저 떼고 나머지로 투자하는 것이 아닌, 투자와 주주환원 이후 남는 몫을 나누는 구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무거운 현실 속에서 우리 그 누구도 당장의 이익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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