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과징금’ SKT, 첫 재판서 “복제 유심 실험, 실제 이용환경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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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2300만여명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로 13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SKT가 과징금 취소소송 첫 재판에서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 발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 복제 유심 실험의 조건을 문제 삼았다. 실험이 실제 이용환경과 달랐다면 피해 발생 가능성과 위반행위 중대성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17일 SKT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유출된 유심 정보를 악용해 실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개인정보위는 유출된 유심 정보로 복제 유심을 만들어 통신망 접속에 성공한 실험 결과 등을 피해 발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았다.

SKT가 실험 조건을 문제 삼은 것은 실험 결과가 피해 발생 가능성과 위반행위 중대성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SKT 측은 정상 이용자의 휴대전화가 켜져 있으면 복제 유심을 이용한 통신망 접속이 불가능하도록 기술적 보호조치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SKT 측은 “원래 사용자의 휴대전화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는 복제 유심으로 접속 자체가 안 되게 돼 있다”며 “피해 발생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없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SKT 측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법원에 제출한 사실조회 회신이 자사 시스템 작동 방식과 반대라며 재차 사실조회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KISA는 정상 이용자의 휴대전화가 꺼진 상태에서 실험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회신했지만, SKT 측은 비행기 모드 등 사실상 통신이 차단된 조건에서 실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개인정보위 측은 복제 유심 실험 결과만으로 피해 규모와 위반행위 중대성을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2300만명이 넘는 이용자의 정보가 유출된 점과 복제 유심을 통한 통신망 접속에 성공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취지다.

재판부가 정상 이용자의 휴대전화가 켜져 있을 때 복제 유심의 통신망 접속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명확한지 묻자 SKT 측은 “매우 명확하다”고 답했다. SKT 측은 휴대전화와 유심을 직접 가져와 법정에서 시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어떤 조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기술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관련 연구 결과 등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개인정보위 측에도 자체 실험이나 기술적 검토를 거쳐 복제 유심의 접속 가능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내달라고 했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로 SKT 이용자 2324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개인정보위는 SKT가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조치 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지난해 8월 과징금 1347억9100만원을 부과했다. SKT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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