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커 주식 쓸어 담던 이지홀딩스, 매집 접은 까닭은

기사 듣기
00:00 / 00:00

630만 주 매입 계획 조기 철회…주가 급등ㆍ상폐 규제 6개월 유예에 일단락
지분율 40.6% 확보로 일단 멈춤…부채비율 358%ㆍ단기차입금 666억 재무 부담

▲이지홀딩스 CI. (사진제공=이지홀딩스)

이지홀딩스가 자회사 마니커의 과반 지분 확보를 목표로 추진하던 대규모 장내 매수 계획을 철회했다. 애초 ‘동전주’ 탈피 및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지분 매집에 나섰으나, 주가가 단기에 급반등한 데다 금융당국의 상장폐지 요건 유예 조치가 맞물리면서 추가 매입의 실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지홀딩스는 7월 27일 제출했던 보통주 630만 주 장내 매수 계획 중 210만8825주만 취득하고, 잔여 419만1175주(약 29억5900만원 규모) 매입을 취소했다.

철회 사유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시장상황 변동(기준 단가의 130% 초과)’이다. 거래계획 제출 당시 기준 단가는 973원이었으나, 실제 매수가 진행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마니커 주가는 1464~1545원까지 치솟았다. 애초 기준가의 130%인 1265원을 20% 이상 웃돌자 추가 비용 부담을 피해 매수를 조기 종료했다.

취재 결과 이번 지분 매집은 거래소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요건에 직면했던 마니커를 구제하기 위한 ‘상폐 방어용’ 성격이 짙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지홀딩스 관계자는 “마니커 주가가 동전주와 상장폐지 이슈 등으로 워낙 크게 하락해 시가총액 기준 등 상장폐지 요건에 걸려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마니커는 주가가 액면가(1000원) 아래로 밑돌고 시가총액 미달 위기에 직면하며 거래소 퇴출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마니커는 4월 2대 1 주식병합(액면가 500→1000원)을 단행했고 지주사인 이지홀딩스가 장내 매집을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했다.

하지만 매수 개시 직후 시장 환경이 급변했다. 금융위원회가 하반기 들어 주가 및 시가총액 기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절차에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규제 압박이 일시 완화됐다. 여기에 지주사의 기계적 매수세와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맞물려 주가가 단기간에 1500원 선을 회복했다.

이지홀딩스 관계자는 “정부에서 6개월 유예 결정을 내린 데다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가가 반등했다”며 “거래계획 기간 종료 시점도 얼마 남지 않아 물리적으로 잔여 물량을 다 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철회 공시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향후 추가 매입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목표했던 과반 지분(53.83%)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올 한 해에만 약 51억원의 현금을 투입해 지분율을 연초 30.00%에서 40.63%까지 끌어올린 만큼 통상적인 주총 참석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확고한 단독 의결권을 확보했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유상증자 등 추가 자금 수혈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증자 등의 계획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증자는 마니커가 자체 판단할 사안이고,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인 만큼 증자 필요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마니커의 누적된 재무 부담은 온전히 마니커 자체 실적 반등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게 됐다. 마니커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2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31억원, 순손실 4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누적 결손금만 782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74.1%에서 올 상반기 358.7%로 치솟았다.

특히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이 상반기 말 665억6000만원으로 반년 만에 179억원 급증했다. 이 중 638억원이 변동금리 대출이어서 금융비용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이밖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육계 담합 과징금 245억6000만원(자본총계의 약 66%)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취소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어서 잠재적 현금 유출 리스크를 안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