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한·멕시코 FTA'⋯산업부, CPTPP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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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PP 가입 시 멕시코와 자동 관세 인하…북미 진출 돌파구 기대
멕시코 고관세·일본 로비에 발 묶인 韓…양자 협상 한계 뚜렷
무역 고립 피할 필수 생존 전략이지만…농어업계 반발 등 산적

▲2024년 11월 27일 (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제8차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장관급 집행위원회가 열렸다. 밴쿠버(캐나다)/AP연합뉴스

정부가 북미 공급망의 핵심 전초기지인 멕시코 시장의 높은 관세 문턱을 넘기 위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핵심 목표로 추진 중이다. 다자·양자 협상이 꽉 막힌 멕시코를 CPTPP 틀로 묶어 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무역 고립 위기에 처한 국내 수출 기업들의 타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통상 당국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CPTPP 가입을 단순한 다자 무역협정 참여를 넘어 국가 통상 생존이 걸린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12개 CPTPP 회원국 가운데 양자·다자를 통틀어 한국과 어떠한 자유무역협정(FTA)도 맺지 않은 유일한 국가인 멕시코 시장의 우회 개방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우회로 삼아 미국으로 향하는 중국산 제품을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통상 장벽을 대폭 높이고 있다. 문제는 USMCA의 핵심 생산 기지인 멕시코와 FTA를 맺지 못한 한국 기업들이 고스란히 유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멕시코 정부는 올해 1월 중국, 한국 등 비(非)FTA 체결국을 대상으로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의 수입 관세를 최대 50%까지 대폭 인상했다. 반면, 멕시코와 일찌감치 양자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맺고 CPTPP에도 함께 속해 있는 일본은 무관세 혜택을 독점적으로 누리고 있다. 최대 50%의 '관세 폭탄'을 맞은 한국 기업들이 북미 진출의 전초기지인 멕시코 시장에서 일본 대비 가격 경쟁력 타격을 입게 된 배경이다.

통상당국은 이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멕시코와의 양자 FTA 체결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나 진전은 더딘 상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무관세 이점을 무기로 멕시코 현지 핵심 공급망을 이미 선점한 일본 기업들의 거센 견제다.

수출 업계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이 멕시코 공급망을 장악한 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한국과의 FTA 체결을 저지하는 로비를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며 "일본의 강력한 견제 탓에 양자 협상만으로는 멕시코의 관세 장벽을 뚫어내기 어려운 한계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멕시코에서 벌어지는 경쟁 여건의 불균형은 글로벌 다자 블록에서 이탈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통상 리스크의 현실을 방증한다.

현재 CPTPP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핵심 경제 블록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2018년 출범 이후 영국이 가입을 완료했고, 중국을 비롯한 11개국이 앞다퉈 가입을 신청하며 세를 불리는 중이다. 주요국들이 경제 연대를 구축하는 틈바구니 속에서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이 홀로 독자 생존을 고집하기엔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너무 커진 상태다.

다만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수산물 및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우려에 따른 농어업계의 반발을 극복하고, 국회 보고 등 험난한 국내 보완 대책 마련의 관문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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