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유 갤런당 6.23달러 사상 최고⋯수확철ㆍ중간선거 비상
석유업계 “완충력 약화”⋯트럼프 “경유 급등, 우크라戰 탓”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주 최소 두 곳이 공격받아 가동을 중단한 동서 송유관의 수송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호르무즈를 통한 수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AP통신은 지역 당국자들을 인용해 가동 중단이 수 주간 이어질 것으로 보도했다. 다만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조만간 재가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길이 1200㎞의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와 홍해 연안 얀부항을 연결한다. 하루 최대 수송능력은 700만 배럴로 이란전쟁 이후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원유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 추산을 인용해 이번 가동 중단으로 하루 최소 250만 배럴의 공급이 묶였다고 전했다.
사우디 아람코가 송유관 가동 중단 물량을 보충하기 위해 호르무즈를 통한 수출을 얼마나 빠르게 늘릴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아람코는 이달 초 전체 원유 수출을 하루 400만 배럴 가까이로 늘렸다. 이 가운데 약 100만 배럴은 호르무즈를 통해, 나머지는 동서 송유관의 종착점인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해 수출했다. 블룸버그와 볼텍사, 케플러가 집계한 유조선 추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수출량은 하루 약 300만 배럴까지 줄어 최소 9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이 회복 조짐을 보이다가 최근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와 사우디의 교전 격화, 호르무즈에서의 긴장 고조 등으로 다시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송유관 가동 중단은 이미 빠듯한 글로벌 원유 수급에 추가 부담을 줄 전망이다. 호르무즈를 통한 수출을 늘리려 해도 심각한 유조선 부족이 걸림돌이다. 선박 부족으로 운임이 치솟으면서 페르시아만의 사우디 항구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은 11일 처음으로 하루 100만달러(약 13억6000만원)에 육박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날 전장보다 1.02% 오른 배럴당 105.6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경유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6.2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28일 이란전쟁 발발 이후 68% 폭등한 수준이다. 휘발유값도 4.32달러로 반등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는 “재고와 비축유 등 가격·공급 충격을 완화하던 수단이 대부분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글로벌 연료 위기가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경유 가격 급등은 트럭 운송비와 농기계 가동 비용을 끌어올려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확철과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행정부에도 부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경유 가격 상승의 대부분은 이란 전쟁 탓이 아니다”라며 경유 가격 상승의 책임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돌렸다.
그러나 앤디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사우디 송유관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미국 경유 가격이 갤런당 6.5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