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오후 8시까지 운영하는 애프터마켓을 개장한 첫날 가격 변동성이 커지며 변동성완화장치(VI)가 무더기로 발동됐다.
15일 한국거래소에서 따르면 KRX 애프터마켓이 첫 운영된 전날 오후 4∼8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정적·동적 VI는 총 1637회 발동됐다. 정규장 운영 시간대인 오전 9시∼오후 3시30분(400회)보다 4배 폭증한 것이다.
VI는 짧은 시간에 개별 종목 주가가 급변할 경우 약 2분간 단일가매매로 전환해 과열을 막는 장치다. 동적VI는 직전 체결가 기준 ±3∼6% 이상, 정적VI는 단일가격 기준 ±10% 이상 변동할 경우 각각 발동된다.
발동 횟수 상위 종목 상당수가 시가총액 300억원 안팎의 중소형주였다. 시총 215억원인 에스지헬스케어가 19회로 가장 많이 발동됐고, 대호특수강(18회), 이노에이엑스·한창제지(15회), NE능률·모비데이즈·테크엘(14회) 등이 뒤를 이었다. 시총 600억원대인 한국특강(18회)과 아이엠티(14회)도 포함됐다.
에스지헬스케어의 경우 전날 정규장에서 1787원에 마감했는데, 애프터마켓이 열린 직후인 오후 4시 20분께 280원(16.85%)까지 오르며 약 한 달 전 고점을 반짝 회복했다.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선 이뮨온시아(4회)와 대신증권(1회)에 대한 정적 VI가 발동됐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VI 발동 횟수가 많은 편으로 보인다.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낮은 애프터마켓에서 호가가 얇아져 변동성이 커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거래 가능한 종목 수는 NXT 애프터마켓의 606개로 한정됐으나, 이번 KRX 애프터마켓 개장에 따라 2459개로 늘어났다. 중소형주로 거래 범위가 넓어진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보니 정규장과 애프터마켓의 가격 차는 소규모 주문에도 20% 이상 튀어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 포니링크의 경우 애프터마켓에서 별다른 공시가 없었음에도 정규장 마감가(2400원)에서 29.9% 올라 상한가인 315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포니링크의 애프터마켓 거래량은 1417주로, 이날 정규장과 합친 전체(1만5641주)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런 가격 변동성이 앞으로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KRX 애프터마켓이 불편하다는 불만도 나왔다. 한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선 "앞으로 호가 얇은 종목들은 이달 안에 차트 다 망가질 것 같다", "거래량 없는 주식들 호가창이 난리다"와 같은 게시글과 댓글이 쏟아졌다.
또다른 투자자는 KRX와 NXT 애프터마켓이 통합되지 않아 각각의 거래창을 이용해야 해 불편하다며 "왜 호가창이 두 개 뜨는 것이냐. 어디에 주문을 넣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운영 첫날이기도 한 만큼 우선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VI 발동이 지나치게 빈번하게 이어질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관련 대책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일단은 추이를 살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애프터마켓 개장 전부터 일부 증권사에서 발생한 전산 오류로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으나 현재는 복구됐다. 미래에셋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선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 거래 내역 조회가 지연됐고, 삼성증권에서도 취소·정정 주문 미반영 및 예수금 오류 현상이 나타났다.
KRX와 NXT 간에 주문을 배분하는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서 시작된 오류로 파악됐으며, 현재는 정상 가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