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언론의 자유, 이제는 편집권 독립으로 완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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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정문 의원실

언론의 자유를 말할 때 우리는 흔히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먼저 떠올린다. 검열과 통제를 막고, 누구나 자유롭게 말하고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오늘날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힘은 국가권력에만 있지 않다. 언론사 소유구조가 바뀌고 자본 집중이 심화되면서 대주주와 경영진, 광고주의 영향력이 편집국까지 미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광고주의 요구에 따라 기사가 삭제·수정되는 사례가 있었고, 언론사 인수 이후 기존 보도가 삭제된 사례도 확인됐다. 뉴스가 클릭 수와 광고 수익을 좇는 상품으로만 취급될 때, 국민이 접하는 정보의 질과 다양성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제 언론의 자유는 ‘외적 자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언론사 내부에서 기자와 편집인들이 자본과 경영진, 광고주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 있는 ‘내적 자유’가 함께 보장돼야 한다. 편집권 독립은 기자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들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신문법은 이러한 원칙을 선언하는 데 머물러 있다. 편집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편집인의 자율적인 편집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담보할 제도적 장치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편집위원회와 편집규약이 자율에 맡겨져 있어 실질적인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 연구자료에서도 국내 신문법상 편집규약이 권고 수준에 머물고, 경영과 편집을 분리할 실효성 있는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해외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독일은 편집규약을 통해 발행인과 편집진 사이의 권한을 구분하고, 스웨덴은 공동결정 제도를 통해 언론 종사자의 조직 참여를 보장한다. 노르웨이는 편집 독립을 법률로 보장하는 한편 정부 지원과 편집 독립을 연계한다. 프랑스 역시 언론인의 양심과 신념을 보호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하다. 편집권 독립을 시장의 자율에만 맡기지 않고 법과 자율 규범, 노사 협약, 지원제도 등을 결합해 보호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대표발의한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바로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다. 우선 누구든지 신문과 인터넷신문의 편집에 관해 어떠한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다는 원칙을 법률에 명확히 담았다. 또한 편집위원회를 둘 수 있는 대상을 기존 일반일간신문에서 신문사업자와 인터넷신문사업자로 확대하고, 경영진 측과 취재·제작·편집 종사자를 대표하는 위원이 참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편집규약에는 편집위원회의 구성과 권한, 위원의 신분보장, 편집의 독립성과 공정성, 편집 방향의 결정, 독자의 권익 보호 등 구체적인 사항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자 등록이나 지위 승계 과정에서는 편집·제작운영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아울러 편집위원회와 편집규약을 갖춘 언론사에 대해서는 언론진흥기금을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실질적인 유인을 통해 제도의 정착을 뒷받침하고자 했다.

일각에서는 언론사 내부의 편집 과정에 법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의 방향은 정반대다. 정부가 무엇을 보도할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자본을 포함한 누구도 편집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못하도록 언론 내부의 자율성과 독립을 보호하는 것이다. ‘지원은 하되 편집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뢰를 잃은 언론은 민주주의의 공론장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반대로 편집권이 독립되고 저널리즘의 품질이 높아질수록 국민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 편집권 독립은 언론인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장치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언론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스스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선언을 넘어 제도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신문법 개정이 우리 언론이 더 자유롭고, 더 책임 있고, 더 신뢰받는 언론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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