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450조 시장' 자산운용사, 사업·조직 전문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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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타임폴리오·KB 잇단 조직 재편
분할·합병 등 통해 사업·기능별 전문화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450조원대로 커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사업과 조직을 잇달아 재편하고 있다. 법인별 주력 사업을 명확히 나누는가 하면 ETF 조직 안에서도 운용과 상품, 마케팅·세일즈 기능을 세분화하는 등 전문화에 방점이 찍혔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그룹은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사업 영역을 재편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유가증권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흡수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지난달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합병 계약 체결을 승인했고, 임시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분할합병을 마칠 예정이다. 이번 재편이 마무리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ETF를 비롯한 패시브 사업에 보다 무게를 싣게 된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기존 가치주 운용에 유가증권펀드와 MMF 사업을 더한다. 두 운용사를 하나로 합쳐 덩치를 키우는 대신 운용 방식과 수익구조가 다른 사업을 법인별로 나눠 전문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ETF 사업 확대에 맞춰 조직을 세분화했다. 지난 6월 주식운용본부와 ETF 관련 조직을 총괄하는 ‘주식투자부문’을 신설하고 별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선임했다.

ETF 조직은 기존 ETF운용본부와 ETF전략본부에 ETF컨설팅본부를 추가해 3개 본부 체제로 확대했다. 포트폴리오 운용과 상품·사업 전략, 고객 커뮤니케이션 및 세일즈 기능을 각각 분리한 것이다. ETF 순자산이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업 규모에 맞춰 조직도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재편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ETF사업본부를 ETF운용본부와 ETF상품마케팅본부로 나눴다. 트레이딩과 포트폴리오 운용은 ETF운용본부가 맡고 상품 기획과 마케팅은 별도 조직이 담당하는 구조다. 상품 개발부터 운용, 투자자 대상 마케팅까지 한 조직에 묶여 있던 기능을 세분화한 셈이다.

운용사들의 이 같은 조직 재편은 ETF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맞물린다. ETF 시가총액은 연초 299조8758억원에서 11일 기준 448조971억원으로 50.2%(149조8510억원) 증가했다. 시장 규모뿐 아니라 상품 수도 빠르게 늘면서 운용사 간 경쟁의 범위도 넓어졌다. 과거에는 새로운 상품을 먼저 내놓거나 수익률을 높이는 운용 역량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상품을 어떻게 알리고 투자자 자금을 끌어올지까지 중요해졌다.

특히 유사한 지수와 테마를 추종하는 ETF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상품 자체만으로 차별화하기도 쉽지 않아졌다. 낮은 운용보수도 일반적인 ETF 특성도 규모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품 출시 이후 빠르게 순자산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만큼 운용 성과뿐 아니라 판매채널과 투자자 접점 확보의 중요성도 커졌다.

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상품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운용과 상품, 마케팅 등 기능을 세분화하고 각 영역에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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