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의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도 개선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가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라는 정부 진단이 나왔다. 단 중동전쟁발(發)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 청년과 제조·건설업 등의 고용여건 부진으로 민생 부담도 여전하다고 봤다.
재정경제부는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중동전쟁 이후 그린북 3~4월호에 담았던 '경기 하방 위험'을 5월호에서 걷어낸 이후 경기 회복세와 관련해 '지속'(6월)·'공고'(7월)·'강화'(8월)에 이어 이달 '견조'라는 표현을 쓰면서 최근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경기 회복세를 견인한 것은 수출이다. 지난달 수출은 982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8.7% 증가했다.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209%)·컴퓨터(419%)·화장품(52%)·이차전지(24%) 등의 호조에 힘입은 영향이다.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도 44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72.5% 늘었다.
2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내구재(-7.7%), 준내구재(-1.4%), 비내구재(-0.1%) 모두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다. 전년 대비로는 0.8% 감소했다. 7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보합을 유지했다. 건설업(-1.1%), 서비스업(-1.3%) 생산이 줄었지만 광공업(0.2%), 공공행정(10.4%) 생산이 늘면서다.
7월 설비투자는 기계류(4.2%), 운송장비(15.4%)가 모두 늘면서 전월 대비 7.5% 늘었다. 전년 대비로는 24.9%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7월 기준 전월 대비 0.8포인트(p) 올랐다. 향후 경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4p 상승했다.
고용 부문에서는 8월 취업자는 전년 대비 18만4000명 늘면서 전월 증가 폭보다 확대됐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4000명 감소했다.
업종·연령별로 온도차는 컸다. 서비스업 취업자가 34만5000명 늘어난 반면 제조·건설업은 각각 3만8000명·3만2000명 줄었다. 두 업종 모두 감소 폭은 전월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19만1000명, 30대가 9만1000명 늘었지만 15~29세 청년층은 취업자가 14만3000명 감소했다. 40대 취업자도 1만7000명 줄었다.
물가 부담도 커졌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1% 상승해 전월(2.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농축수산물(-2.6%) 하락에도 지난해 8월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인한 통신요금 반값 할인 기저효과 영향이라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4%, 생활물가지수는 3.2% 각각 상승했다.
정부는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된 만큼 고유가에 따른 고물가 압력과 청년 등 취약계층, 제조·건설업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어려운 고용여건 등 민생 부담도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주요품목 수급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성수품 물가안정 등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주요 정책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중동전쟁 이후 전략과 잠재성장률 반등,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 대응을 위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