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A 2025 읽기 501점, 참여 이후 최저…하위권 14.7%→17.8% 과학 수업 디지털 산만함은 7%로 OECD 28%보다 낮아

특히 한국 학생 10명 중 4명 가까이는 읽어야 할 글을 인공지능(AI)에 요약시키거나 글쓰기 과제 초안을 AI로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자신의 핵심 정책인 ‘폰 프리 스쿨’과 연결하며 청소년의 스마트폰·SNS 이용환경 개선과 관련 입법을 촉구했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PISA 2025’ 한국 국가보고서와 교육부 발표를 종합하면 한국 학생의 읽기 평균점수는 501점으로 2022년 515점보다 14점 하락했다. PISA에 처음 참여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과학은 528점에서 526점으로 2점, 수학은 527점에서 522점으로 5점 낮아졌다. OECD는 한국의 2025년 수학과 과학 성취도는 2022년과 통계적으로 비슷한 수준인 반면 읽기는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10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해도 수학과 과학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읽기는 하락했다.
읽기 성취도 내부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하위 성취수준인 1수준 이하 학생 비율은 2022년 14.7%에서 2025년 17.8%로 3.1%포인트 늘었다. 반대로 상위 성취수준인 5수준 이상은 13.3%에서 10.3%로 3.0%포인트 줄었다.
다만 한국 학생들의 성취도 자체는 여전히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과학 526점, 수학 522점, 읽기 501점으로 OECD 평균인 과학 482점, 수학 463점, 읽기 461점을 모두 웃돌았다. 전체 참여국 가운데 순위도 과학 5~7위, 수학 5~7위, 읽기 3~13위 범위였다. 이번 평가에는 91개국 약 76만명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196개교 학생 6859명이 응시했다.
PISA 2025에는 학업성취도뿐 아니라 학생들의 AI·디지털 기기 이용 실태도 담겼다.
한국 학생의 51%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AI 챗봇을 학습에 이용한다고 답했다. OECD 평균은 46%였다. 새로운 주제를 알아보기 위한 사전조사에 AI를 사용한다는 응답도 한국 44%로 OECD 평균 31%보다 13%포인트 높았다.
특히 '읽어야 할 글을 AI로 요약한다는 학생은 37%'로 OECD 평균 30%를 웃돌았다. '글쓰기 과제 초안을 AI에 맡긴다는 응답도 37%'로 OECD 평균 29%보다 8%포인트 높았다.
안 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생각하는 힘, 교육이 되찾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수치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읽기와 쓰기는 결과물을 얻는 일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생각이 자라는 일”이라며 “과정을 건너뛰면 답은 남고 역량은 축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PISA 결과만으로 AI나 스마트폰 사용이 한국 학생의 읽기 성취도 하락을 초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한국 교실의 또 다른 디지털 지표는 오히려 OECD 평균보다 양호했다. ‘대부분 또는 모든 과학 수업에서 또래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 때문에 산만해진다’고 답한 한국 학생은 7%에 그쳤다. OECD 평균 28%의 4분의 1 수준이다. OECD는 한국을 디지털 기기로 인한 산만함과 학생 성취도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일부 국가 중 하나로 분류했다.
안 교육감도 이 지점을 짚었다.
그는 “우리 교실은 조용하다”며 “그런데 우리 학생들의 읽기 지표는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했다. 이어 “기기가 교실 안에서 소란을 일으키지 않고 아이들의 하루 전체를 조용히 가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제한과 관련한 국제비교에서는 한국이 OECD 평균보다 낮았다.
교장이 학교 구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비율은 한국 34%, OECD 평균 49%였다. 한국도 2022년 23%에서 11%포인트 증가했다. OECD 전체에서는 이런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디지털 기기로 인한 산만함을 보고할 가능성이 약 13% 낮았다.
여기서 OECD의 ‘휴대전화 금지학교’ 지표와 경기도교육청의 ‘폰 프리 스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OECD 지표는 학교 구내 휴대전화 사용 허용 여부를 교장에게 물은 국제비교조사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의 폰 프리 스쿨은 학교가 일률적으로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방식보다 학생자치회가 스마트폰 사용 실태를 살펴보고 학교 구성원과 사용 약속과 실천활동을 직접 만드는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안 교육감은 취임 첫날인 7월 1일 제1호 결재로 ‘폰 프리 스쿨 추진계획’에 서명했다. 도교육청은 2026년 폰 프리 스쿨 실천학교를 3차례에 걸쳐 300교 내외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1차 100교 모집에 이어 이달 14일까지 2차 모집을 진행하고, 3차 모집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예정돼 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지도 정책에 포함됐다.
도교육청은 올해 2학기부터 독서(Reading)·예술(Arts)·스포츠(Sports)를 교육과정과 연결한 ‘RAS 경기 문예체 교육’을 본격 운영하고 있다. 안 교육감은 지난달 RAS를 제4호 결재정책으로 추진하면서 프리스쿨과 RAS, 학교와 지역사회의 경계를 낮추는 ‘벽 깨기’를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학교의 스마트기기 제한을 둘러싼 법적 환경도 바뀌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1학기부터 초·중등교육법에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 규정이 신설돼 학교가 학칙으로 사용·소지 제한 규정을 정할 수 있게 됐다.
안 교육감의 문제 제기는 학교 안 스마트폰 사용을 넘어 SNS 규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청소년 SNS 규제, 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관련 법안의 연내 처리를 위한 논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시 토론회에는 학생·학부모·교원 등이 참석해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유해 콘텐츠, 청소년 보호장치 등을 논의했다.
안 교육감은 이날도 “학교와 가정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연령별 보호장치와 중독적 설계·유해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 책임, 청소년 대상 알고리즘·광고 규율 등을 거론했다.
이어 “청소년 SNS 보호 입법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