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3년 4.05%·10년 4.55% 상단…한은 점도표 상향 가능성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했던 올 2월말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등 달러 공급이 원화를 지지하면서 고유가는 환율 하락 속도를 늦추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채권시장은 물가와 추가 긴축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번보다는 금리 쪽이 더 민감할 것 같다. 환율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수급재료들이 우호적이어서 원화 약세 폭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 상승은 환율의 추가 하락 속도를 제어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투자은행(IB) 이코노미스트는 원화의 ‘맷집’에 무게를 뒀다. 그는 “과거 같으면 고유가에 환율이 올랐겠지만 지금은 버틸 체력이 있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강한 반도체 수출이 고유가 충격을 완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국인 주식자금의 본격적인 이탈이 없다면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밑돌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고유가 충격이 예상보다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 상승이 금리와 원·달러 환율에 상방압력을 주는 것은 맞지만 호르무즈해협이 정상화되면 유가가 60달러대로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한은 점도표 중간값이 3.25% 수준이다. 유가발 물가 충격이 커진다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금리도 생각보다 더 오를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조용구 연구원도 “한은 최종금리 전망을 3.25%에서 3.50%로 상향한다. 올해 연준(연방준비제도·Fed) 전망도 2회 인상으로 조정한다”며 “고유가가 채권금리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택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백투백으로 금리를 올린 만큼 당장 다음 회의에서 다시 인상하기보다는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유가 변동성이 워낙 컸기 때문에 빠르게 반응하기보다는 추이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100달러대 유가가 장기화한다면 시장이 생각하는 최종금리 수준도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한 발 앞서 반응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었다. 실제 한은의 금리인상 폭보다 시장이 더 높은 최종금리 가능성을 선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선 외국계 IB 이코노미스트는 “채권시장은 트레이딩 관점에서라도 최종금리 3.50%에서 4.00% 사이를 염두에 두고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