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스테이블코인 확장 앞두고…“디지털자산 금융 규제 명확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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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PG사 디지털자산 업무 범위와 인허가 기준 명확화 요구
현물 ETF 도입 위한 가격·수탁·환매 체계 점검…상품 확대는 단계적으로
민병덕, 이달 공청회·11월 법안 심사 전망…연내 입법 의지 강조

▲10일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디지털자산 금융혁신사례와 대응 전략’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디지털자산 금융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법적 근거와 시장 인프라를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금융회사의 디지털자산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새로운 상품을 뒷받침할 가격 산출·수탁·거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병덕·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디지털자산 금융혁신사례와 대응 전략’ 세미나를 개최하고 디지털자산 금융의 제도화와 투자자 보호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도걸 의원은 주요국이 디지털자산과 융합한 금융시장을 선점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제도 공백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자산과 이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의 제도화는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국내 투자자의 자금은 우리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해외 또는 제도권 밖 시장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멀티 커스터디 의무화, 온체인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 공시 강화 등 제도적 안전장치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과 오종욱 디지털자산인프라협의회장은 명확한 제도적 기준과 신뢰할 수 있는 시장 인프라가 디지털자산 금융 성장의 토대라는 데 뜻을 모았다. 김 회장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에 대한 기준도 충분히 갖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고, 오 회장은 “인프라는 어느 한 기업이 독점하는 영역이 아니라 함께 만들고 함께 신뢰를 쌓아야 하는 공동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국내 디지털자산 금융의 핵심 과제로 규제 불확실성 해소를 꼽았다. 김 변호사는 “증권사가 됐든 디지털자산 업체가 됐든 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어떤 라이선스 아래에서 할 수 있는지 기준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디지털자산 연계 서비스나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업무에 기존 인허가 외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가 필요한지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미국 감독당국이 입법을 기다리기보다 기존 권한을 활용해 수탁·ETF·온체인 금융의 규제 기준을 구체화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갑 안에 모든 서비스가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감독당국은 결합된 서비스를 어떤 틀로 규제할지 신속하게 규제 명확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품과 서비스의 변화 속도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업계 전문성을 활용하는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도 제안했다.

임승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국내 디지털자산 ETF 도입을 위해 법적 근거와 가격 산출·수탁·설정·환매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됐다고 ETF의 적격 시장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격 신뢰성과 시장감시 요건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가격 차이를 줄일 차익거래 경로와 현물·ETF 시장 간 감시정보 공유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운영 체계의 검증 수준에 맞춰 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순한 현물 ETF에서 가격 산정과 수탁·설정·환매 체계를 검증한 뒤 멀티에셋, 스테이킹 등으로 범위를 넓히되 상품별 위험관리 기준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상품을 늘리느냐가 아니라 앞 단계에서 확보한 운영 경험과 통제 수준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도 정비와 함께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병덕 의원은 “시장에서 원하는 100점짜리는 안 되더라도 70~80점이라도 올해 안에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선 법적 틀을 마련한 뒤 미비점을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달 공청회를 거쳐 국정감사 이후 11월께 본격적인 법안 심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며 “전체 업계가 수용할 수 있는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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