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명목 성장률이 올해 상반기 기준 20%대를 상회하며 47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 교역조건 개선이 주도한 명목 성장률 급등이 시차를 두고 우리 경제 전반에 온기가 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지만 한편으로는 금융불균형과 양극화 심화 등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10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상 '명목 성장률 급등의 금융·경제 영향 점검 및 시사점'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명목 성장률 급등은 투자 확대와 임금 상승, 세수 증대 등을 통해 경제 전반으로 파급,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전년 동기 대비 26.4% 성장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반도체 경기 호조 영향으로 명목 성장률은 이례적인 확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 급등세는 과거와 달리 수출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교역조건 개선은 가장 먼저 기업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그 뒤를 이어 정부와 가계로 파급되는 수순이다. 기업의 경우 IT와 조선, 기계 등 제조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설비투자가 큰 폭 증가하고 있는데 이 같은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역시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국세 수입이 증가했고 내년 역시 세수 확대에 따른 재정여력 확충이 기대된다.
한은은 명목 성장률이 가계 경제에 미치는 체감 효과에 대해선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봤다. 한은 측은 "올 상반기 중에는 임금 상승률이 다소 둔화됐지만 향후 가계 소득여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소비여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명목 GDP 급등은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경우 소득 여건 개선에 따른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성장률 급등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적지 않았다. 당장 반도체 등 IT 관련 대기업과 해당 부문 종사자로 업황 호조 영향이 제한될 경우 전반적인 소득여건 개선과 소비회복 파급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도체 낙수효과'에서 배제된 업종 등을 중심으로 가계와 기업의 소득 양극화 등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수요 측 물가압력 증대로 물가상승률 역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명목 GDP 상승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하락에 일조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은 그러나 자산가격 상승 기대 속 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빚투'나 '영끌' 우려가 높은 만큼 금융불균형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소득여건 개선에 따른 주택매입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