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기업대출↑⋯대출 포트폴리오도 변화

저축은행의 대출 잔액이 1년 새 1%도 늘지 않은 사이 돈을 빌린 차주 수는 43만명 가까이 급증했다. 부동산 규제와 건전성 관리 여파로 가계대출은 줄며 대출 총량이 정체된 가운데 자금 운용의 무게중심도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총 대출금 잔액은 95조695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4조9035억원)보다 0.8% 늘어나는 데 그쳐 사실상 1년 동안 대출 총량이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반면 여신 거래자 수는 같은 기간 326만8754명에서 369만5741명으로 42만6987명(13.1%) 급증했다. 전국 저축은행 점포 수가 247개에서 229개로 18곳 줄어든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총량 정체 속 차주 수 급증의 배경으로는 모바일 플랫폼 확산과 대출의 소액화가 꼽힌다. 영업점망이 협소한 저축은행들이 비대면 다이렉트 채널을 고도화하면서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다. 플랫폼을 통한 금리 비교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신규 유입 경로가 넓어진 효과도 작용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건당 대출 취급액을 줄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형 부동산 대출을 피하고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소액 신용대출 위주로 여신을 공급하면서 차주 수가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교적 적은 금액을 쪼개 빌리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며 “중금리대출 중심의 소액화 흐름 탓에 여신 잔액 증가세가 미미해도 전체 이용자 수는 큰 폭으로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자산 구성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가계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41조68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9조5761억원으로 3.6%(1조4923억원) 감소했다. 반면 기업자금 대출은 같은 기간 46조7341억원에서 48조6029억원으로 4.0%(1조8688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신규 영업이 꽁꽁 묶이자 저축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규제 문턱이 낮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로 눈을 돌렸다는 진단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장벽으로 기존 개인 영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하다”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기업대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