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허가 제품 후기·영상 활용해 흡연습관 개선 효과 우회 홍보

“의약외품 아닙니다.”
“의약외품 아닙니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일부 전자담배형 흡입제품의 상세페이지에 적힌 문구다. 그러나 같은 페이지에는 담배 대신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나 제품 사용 후 흡연량이 줄었다는 취지의 후기·영상이 함께 등장한다. 의약외품이 아니라고 밝혔더라도 광고 전체가 금연이나 흡연습관 개선 효과를 연상시킨다면 현행 약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단이다.
10일 식약처가 본지 질의에 답변한 내용에 따르면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전자담배형 제품의 광고가 약사법령을 위반했는지는 특정 문구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광고 주체와 목적, 구체적인 내용, 제품의 허가사항과 일반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전체적·궁극적 인상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상세페이지 한쪽에 ‘의약외품이 아니다’라고 적었다고 해서 금연 관련 효능을 직·간접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외품이 아닙니다’ 등의 표시와 관계없이 광고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흡연습관 개선 목적으로 오인할 수 있는 경우 약사법령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흡연습관 개선 목적으로 오인할 수 있는 온라인 광고 제품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사이트 차단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사법령상 금연보조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외품은 흡연욕구저하제와 흡연습관개선보조제로 구분된다. 흡연욕구저하제는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낮출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흡연습관개선보조제는 니코틴을 함유하지 않고 담배와 유사한 형태로 흡입해 흡연 습관 개선에 도움을 줄 목적으로 사용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흡연습관개선보조제로 허가된 의약외품은 1개다.
온라인에서는 의약외품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이 ‘금연보조제’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 않으면서 담배 대체 수단처럼 홍보되는 사례가 확인된다. ‘담배 대용’이나 ‘흡연 욕구를 참기 어려울 때 사용’ 등의 표현을 쓰거나 담배와 유사한 타격감과 흡입 방식을 강조하는 식이다.
사용자 후기와 체험 영상도 우회적인 광고 수단으로 활용된다. 제품을 사용한 뒤 흡연량이 줄었다거나 금연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내용을 상세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하는 방식이다. 업체가 직접 작성한 문구가 아니더라도 판매자가 광고에 활용했다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전체적인 인상을 따져볼 수 있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소비자의 오인 가능성이 더욱 크다. 약국에서 취급한다는 이유로 의약품이나 의약외품 또는 정부가 효능을 검증한 제품으로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국 판매 자체가 식약처 허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반 흡입제품도 약국에서 판매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는 제품 포장에 표시된 ‘의약외품’ 문구와 품목허가 정보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현행 관리가 온라인 모니터링과 게시물 차단 등 사후 조치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판매 페이지가 차단돼도 제품명이나 판매처를 바꿔 다시 등록하면 단속이 반복될 수 있다. 또 업체 자사몰뿐 아니라 오픈마켓과 블로그, 유튜브, SNS 등으로 광고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제품 등록 단계에서 의약외품 허가 여부를 확인하고 비허가 제품이 금연·흡연욕구 감소·흡연습관 개선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사전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판매자가 제공한 상세페이지뿐 아니라 광고에 연계된 후기와 영상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련 업계에선 소비자가 제품의 법적 지위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표시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의약외품이 아니다’라는 문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이 식약처로부터 금연보조 또는 흡연습관 개선 효능을 허가받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해야 소비자 오인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