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우석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친정팀 LG로 오게 되어 기쁘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023시즌을 마친 뒤 미국 무대에 도전한 고우석은 약 3년 만에 LG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LG는 2일 고우석과 계약기간 1년, 연봉 5억원에 계약하고 선수 등록을 마쳤다. 고우석은 잔여 시즌 3개월에 해당하는 1억5000만원을 받는다.
미국에서의 시간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향한 고우석은 이후 마이애미 말린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을 거쳐 미네소타 트윈스에 합류했다. 올해 7월에는 미네소타 소속으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지만 4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한 뒤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고우석은 빅리그에서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을 자신의 부족함으로 돌렸다. 그는 “기회라는 걸 모르지 않았고, 그 기회가 바늘구멍에 실을 넣는 것만큼 어렵다는 것도 알았다”며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은 결국 내 실력 부족”이라고 돌아봤다.
짧게나마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지만 데뷔 자체에 만족할 수는 없었다. 고우석은 “주변에서는 데뷔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들 한다”며 “물론 그 순간 자체는 좋았지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쫓기는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미국 생활을 통해 마이너리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달라졌다. 고우석은 “경험하기 전에는 마이너리그라고 하면 ‘약간 부족한 선수들’이 뛰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며 “하지만 실제로 부딪혀보니 그 생각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직접 보고 느끼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담금질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 점에 좌절하고 실망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미국에서 보낸 시간은 자신의 투구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도 됐다. 고우석은 “한국에 있을 때는 성적이 좋았던 시즌과 안 좋았던 시즌이 있었는데, 왜 좋았고 왜 나빴는지를 명확히 알지 못했다”며 “미국에 머물면서 그 해답을 찾고 싶었고, 그런 생각으로 올 시즌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국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가족의 존재가 크게 작용했다. 고우석은 “가족의 존재가 가장 컸다.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고 첫째도 많이 컸다”며 “마침 5월부터 LG 구단에서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계속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최근 미네소타에서 두 번째 방출대기(DFA) 조처를 받은 뒤 자신의 거취를 고민했다. 그는 “미네소타에서 두 번째 DFA 처리가 된 후 마이너리그로 이관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선택할 수 있었다”며 “3일 동안 기다렸지만, 영입을 제의하는 팀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메이저리그 팀의 제의가 왔다면 당연히 가서 열심히 던졌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남은 시즌 미국에 남는 게 도움이 될지, 한국에 돌아가는 게 나을지 고민한 끝에 결국 한국 복귀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무대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장의 목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고우석은 “미국 무대를 피부로 직접 느꼈다. 그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모르겠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오늘 경기, 내일 경기를 어떻게 뛸지가 더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 그는 “지난주까지 공을 던졌기 때문에 몸에 이상은 없다. 당장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태”라며 “다만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등판 시점은 코치진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선은 다시 LG에서의 경쟁으로 향한다. 고우석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과정을 겪으며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지금껏 겪었던 모든 순간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팀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1위와 결코 뒤집을 수 없는 격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팀에 힘을 보태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