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추가 하락에 무게, 연말 1300~1350원 전망
미 국채금리·유가·중동전쟁은 반등 변수…단기 급락에 속도조절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단기간 낙폭이 컸던 만큼 1350원 부근에서 속도조절이나 일시적 반등은 나타날 수 있지만, 수출업체 달러 매도와 엔화 강세, 국내외 경기 차별화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1300원대 초중반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55.9원까지 떨어졌다(원화 강세). 이는 지난해 7월3일(장중기준 1353.9원) 이후 1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7월1일 장중 고점인 1559.2원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만에 203.3원(13.04%) 급락한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하락에는 엔화 강세 영향이 컸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포함해 매 회의에서 경제·물가 상황과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매파(통화긴축파) 성향인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도 기민한 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일본 외환당국의 레이트체크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달러·엔 환율이 160엔 부근에서 158엔대로 떨어졌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수출업체와 반도체 기업의 달러 매도가 꾸준히 나오는 반면 1400원 아래에서는 달러 매수세가 약해졌다”며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채 금리가 올라도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달러와 미국채에 대한 신뢰 약화가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수출업체 달러 매도 물량이 가장 중요한 하락 요인”이라며 “달러·엔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국채 금리 상승은 환율 반등 요인이지만 미국채 신뢰 약화가 달러 약세 요인으로 맞서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위재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법인세 납부와 주주환원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 등 국내 투자에 필요한 원화 자금을 마련하려는 유인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BOJ 금리 인상과 달러 약세, 우호적인 외환수급을 근거로 연말까지 1300원대 초반 진입 가능성을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국채금리 발작이나 국제유가 추가 급등, 중동전쟁 확산은 환율 반등 변수로 꼽았다.
위 연구원은 연말 1340원을 전망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무역흑자가 이어지는 국면에서는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적정 환율로 추정되는 1380~1420원을 올 상반기 크게 웃돌았고 최근 하락은 당시 오버슈팅이 되돌려지는 과정”이라며 “주주환원과 반도체 성과급 지급 등을 위한 환전 수요도 남아 있어 연말 환율을 1320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