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피하려 집 팔면 세입자는 어디로"⋯등록임대 세제개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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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혜택 내년 말 종료⋯거주주택 비과세도 축소 우려
서울 등록임대 아파트 올해 2만4267가구 말소
"매도기한·갱신권 충돌⋯기존 사업자 경과조치 필요"

▲3일 국회에서 열린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한 등록임대제도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정부가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임대차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일정 기간 내 주택을 처분해야 하지만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등으로 매도가 어려울 수 있는 데다 저렴한 임대주택 감소로 세입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국회에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대한주택임대인협회 공동 주최로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한 등록임대제도 토론회'가 열렸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이번 세제개편안은 주택 매물을 유도하는 측면으로 볼 수 있지만 국가 정책의 신뢰와 임대차시장 주거 안정 관점에서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을 통해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의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에 시한을 두기로 했다. 임대 의무를 이미 마친 주택은 2027년 말까지 매도해야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50%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7년 1월 1일 기준 의무임대기간이 남은 주택은 의무임대기간 종료일부터 1년 내 처분해야 한다.

2028년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의 한시적 완화가 적용되고 등록임대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율은 50%에서 30%로 낮아진다. 이후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 적용도 배제된다.

등록임대주택의 양도세 중과 배제 규정이 임대사업자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의 비과세 특례와 연동돼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일정 요건을 갖춘 등록임대사업자가 본인이 2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팔 때 등록임대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해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한다. 자동말소된 경우에도 말소일부터 5년 내 거주주택을 팔면 특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과 배제 기간이 내년 말 또는 의무임대기간 종료 후 1년 등으로 제한되면서 별도 경과규정이 마련되지 않으면 거주주택 비과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성 회장은 세법상 매도기한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충돌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등록이 말소된 뒤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하기 어렵지만 세제 혜택을 유지하려면 정해진 기간 안에 주택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법에 따라 임차인을 보호하면 세법상 매도기한을 지킬 수 없고 매도기한을 지키려면 임차인의 거주를 흔들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등록임대 아파트의 자동말소도 집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등록임대 아파트 가운데 올해 2만4267가구, 2027~2028년 2만1446가구 등 향후 3년간 4만5000여 가구가 말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소장은 "최근 전세 물량 하나가 나오면 여러 팀이 줄을 설 정도로 세입자들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대인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화살이 세입자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 당시 임대사업자에게 준 혜택이 과도했고 제도 설계가 잘못됐을 수 있지만 그것은 당시의 문제"라며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를 급격하게 바꾸면 서민 주거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법률 전문가도 기존 사업자에 대한 경과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성호 주택임대 전문 변호사는 이번 개편을 곧바로 금지되는 소급입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미 법적 의무를 이행한 사업자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임차인의 계약갱신이나 정비사업 등으로 정해진 기간 내 매도가 어려운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며 "기존 의무 이행자에게 비례적인 경과조치가 요구된다는 부분이 헌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차인 보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사업자에게 세제 혜택을 연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성 회장은 "등록임대주택을 시장에서 퇴출하면 단기적으로 매물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임차인이 집을 잃고 임대료가 오르는 비용이 더 클 수 있다"며 "기존 등록주택에는 등록 당시 약속한 과세 기준을 보장하는 경과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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