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5사→'한국발전' 단일법인으로
석유+가스公, 4개 항만공사도 통합
유사·중복 정비…직원 고용승계 보장

정부가 발전 5사를 하나로 합치는 등 공공기관 109개를 감축하는 고강도 기능개혁을 추진한다. 4개 항만공사, 석유·가스공사도 각각 하나로 통합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개발·주거복지 기능을 분리한다.
정부는 3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러한 내용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전략적 구조개혁 15개 △유사·중복기능 일원화 11개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 83개 등 총 109개 공공기관을 감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수많은 공공기관의 외연 팽창·부채 누적이 국민 부담과 잠재적 재정 위험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공공기관은 2007년 298개에서 올해 342개로 늘어났다. 정부는 지역과 부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공공기관 유치 경쟁 등으로 공공기관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부채는 2020년 542조원에서 지난해 769조원으로 늘어났다. 공공기관 임직원 정원도 2010년 24만7000명에서 지난해 43만2000명으로 늘었다. 인건비 예산은 2020년 29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7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핵심은 국가 인프라를 담당하는 대형 공공기관의 통합이다. 먼저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 5사를 가칭 '한국발전'으로 단일법인화에 나선다. 2001년 전력산업 경쟁을 위해 발전 부문을 5사로 분리한 지 25년만에 다시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정부는 발전 5사가 설비 건설·운영, 연료 수급, 재생에너지 등 비슷한 사업을 각기 추진하면서 역량이 분산됐다고 봤다. 발전사들은 현재 연 5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 2000억원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별 투자하는데, 이를 한 데 묶어 투자 여력을 높이고 공동구매·인력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발전에는 해상풍력 등 대형 프로젝트를 맡는 재생에너지본부와 석탄발전 폐지를 맡는 정의로운전환본부를 각각 설치할 계획이다.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지역별 4개로 나뉜 항만공사도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통합한다. 정책·기획 기능은 하나로 합치고 4개 항만공사는 지역지사로 전환해 지역별 특화 사업을 수행한다.
항반공사 간 과당 경쟁을 억제하고 해외거점 공동 조성 등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석유·가스공사도 통합한다. 한국석유공사의 석유비축, 제한적인 탐사·개발 기능을 통합 공사로 넘겨 국가 차원의 통합적 에너지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등 유통 구조개선 기능은 석유관리원으로 이관한다.
모든 광업소를 폐광해 기능이 종료된 대한석탄공사는 청산한다. 석탄공사는 지난해 말 2조59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별도 영업활동이 사실상 종료됐는데도 연 75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협의를 거쳐 부채 청산 재원을 마련하고 한석탄공사법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LH는 기능을 분리한다.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담당하는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자산비축을 맡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한다. 한 기관에서 신속성과 재무성과를 중시하는 개발과 공공성이 강조되는 주거복지를 동시 수행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구체적인 기능 개편안은 국토교통부가 'LH 개혁방안'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코레일과 에스알(SR)은 기관 통합을 통해 고속철도 운영체계를 일원화한다. 좌석공급 확대, 운임·마일리지 개선 등 국민 편의를 제고하고 운영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합은 보류했다. 정부는 인천·지방공항의 동반성장을 위해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후 진행 상황을 검토해 통합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양 공항공사로부터 보안 업무를 떼어 내 항공보안 전문기관으로 통합해 항공보안 기능은 강화한다.
유사·중복 기능을 수행하는 정원 100명 이상 중·대형 기관도 정비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시청자미디어재단은 가칭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으로, 노사발전재단·한국고용노동교육원은 가칭 '노사발전교육재단'으로, 대구경북·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가칭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으로 각각 통합해 비효율을 완화한다.
자회사와 정원 100명 미만 소규모 기관 중에서는 총 83개를 감축한다. 모회사와 유사·연관업무를 하는 자회사는 모회사가 흡수하고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자회사끼리는 수평적으로 통합한다. 예를 들어 한국잡월드(모회사)와 한국잡월드파트너즈(자회사)는 한국잡월드로의 수직적 통합을 하고, 캠코FMC 등 금융공공기관의 시설관리 자회사 5곳을 가칭 '정책금융FMC'로 합치는 방식이다.
임원을 제외한 통폐합 기관 직원은 고용승계를 보장하는 것이 이번 방안의 주요 원칙이다. 보수체계도 통폐합 전후 직원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기관별 복지 수준 등을 고려해 한시 정액 수당 및 선택적 복지비 한도 상향 등도 검토한다. 정부는 원활한 대책 이행을 위해 노정협의체를 중심으로 협의를 지속하고 주무부처와 개별기관 노조간 협의를 병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