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작년보다 수주 빨라졌다…함정·AI로 영토 확장, 파업은 '변수’

기사 듣기
00:00 / 00:00

조선 빅3, 나란히 전년 동기 比 수주 증가
상선 넘어 함정·MRO까지…성장축 다변화
호황 이어가려면 노사갈등 최소화가 관건

▲지난해 9월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울산 본사 조선소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경적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수주 실적을 쌓는 가운데 함정과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성장 동력을 다변화하고 있다.

상선 중심이던 국내 조선업의 성장축이 함정·유지보수(MRO), 발전설비, 해상 데이터센터 등으로 확대되면서 K-조선의 호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파업 가능성은 하반기 생산 일정의 변수로 떠올랐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총 162척, 180억8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2척, 112억2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수주 척수는 약 2배로 늘었고 수주액은 61% 증가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 등에 힘입어 현재까지 올해 누적 수주액은 38척, 10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8억달러)보다 약 120% 가까이 늘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말 기준 올해 누적 수주액은 32건, 5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0% 늘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상선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함정과 MRO 등 특수선 분야에서도 새로운 수주 기회를 찾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다. 태국과 필리핀, 페루 등 해외 군함 사업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경쟁을 벌이거나 성과를 내고 있다.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수요도 조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미국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 분야에서 1조5000억원 이상을 수주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설비 수요가 늘어나면서 조선·엔진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은 데이터센터를 해상 부유식 구조물에 설치하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기술 개발과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조선사들이 보유한 해양플랜트 기술을 AI 인프라 시장과 결합하려는 시도다.

이에 따라 상선 건조에 집중됐던 국내 조선업의 사업 영역은 함정과 MRO, 발전설비, 해상 데이터센터 등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이미 수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신규 사업까지 본격적인 매출로 연결될 경우 중장기 성장 기반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호황기에 불거진 노사 갈등은 하반기 실적과 생산 일정의 변수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회사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2일부터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에서는 아직 파업이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노조를 중심으로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성과 공유와 기본급 인상 등 처우 개선 요구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은 수년 치 일감을 미리 확보해 선박을 순차적으로 건조하는 수주 산업인 동시에 설계와 블록 제작, 조립, 도장, 의장 등 각 공정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이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해 특정 공정에 차질이 발생하면 후속 공정까지 영향을 받아 선박 인도가 늦어지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선 수주 호조에 사업 영역 다변화까지 더해진 국내 조선사들이 현재의 성장세를 주춤하지 않고 이어가기 위해서는 하반기 노사 갈등에 따른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