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 등 정책금융기관 지방이전 논란⋯해외 사례 보니

기사 듣기
00:00 / 00:00

▲지방이전을 반대하는 한국무역보험공사 노조 모습. (사진제공=한국무역보험공사 노조)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 등 정책금융기관의 입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등 해외 주요 수출신용기관(ECA)들이 업무 특수성을 고려해 수도 등 금융 중심지에 잔류한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수출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과거 대대적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했던 일본 정부는 핵심 수출신용기관인 일본무역보험(NEXI)의 이전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최종 결론은 '도쿄 잔류'였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아도 수출금융기관의 입지 조건은 명확하다. 영국 수출금융청(UKEF·런던), 프랑스 공공투자은행(Bpifrance·파리), 미국 수출입은행(US-EXIM·워싱턴DC) 등 주요국 ECA들은 예외 없이 실시간 정보 교류와 대면 협상이 용이한 수도나 경제·금융 중심지에 본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사례들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전의 최종 승패가 막대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끌어오는 '자금 조달력'에 달려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무보와 같은 ECA는 직접 대출 위주의 일반 기관과 달리, 보험과 보증을 매개로 시장 금융을 연결해 자금을 창출한다. 따라서 수출기업은 물론 대형 시중은행, 글로벌 투자기관, 법률·회계 자문사 등 거대 금융 네트워크와의 밀착 결합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실제 우리나라 기업의 대규모 수주 성과 이면에도 이 같은 금융 조달력이 강력한 무기로 작용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스페인과 중국을 제치고 따낸 3조원 규모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사업 당시, 무보는 발주처의 재정 부담을 덜고 공사 대금을 조기 회수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금융 구조를 설계해 막대한 민간 자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6조 원 규모의 폴란드 방산 수출 역시 무보와 수출입은행의 굳건한 공동 금융 지원 체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출 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국가 경제의 생명줄인 우리나라에서 정책금융기관의 입지를 단순한 물리적 거주지 이동이 아닌 '글로벌 금융 생태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