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를 단순한 진료 대상이 아니라, 권리를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환자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환자에 대한 인식과 환자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이들 단체는 ‘우리 곁에 환자, 환자 곁에 우리’ 공동캠페인을 출범하고 환자, 환자의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높이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2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KRPIA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캠페인 취지와 함께 향후 활동 방향을 설명했다. 환자기본법은 환자의 알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결정권 등을 보호·증진하기 위해 2026년 4월 28일 제정돼 2027년 4월 29일 시행될 예정이다.
법 시행에 앞서 두 단체는 ‘우리 곁에 환자, 환자 곁에 우리’라는 슬로건을 통해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질병이 찾아올 수 있으며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고 환자 권리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할 예정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에서 참여형 행사를 개최하고, SNS도 활용해 캠페인을 확산할 계획이다.
이영신 KRPIA 부회장은 “질병은 오늘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고, 내일은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될 것이며 결국 언젠간 나의 이야기가 된다”라며 “환자기본법을 계기로 환자 권리와 안전이 정책의 중심이 된 만큼 그 흐름 위에서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KRPIA가 환자에 대한 사회적 공감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장은 “환자는 꼭 병원에만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직장과 학교에 다니며 결혼을 하고 가족을 꾸리는 등 지역사회에서 아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환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경험을 이해할 기회가 마련돼 실제 의료 현장에서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환자 및 환자 가족 569명과 일반인 500명 등 총 106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환자 인식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조사 결과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환자·가족 88%, 일반인 85.6%로 두 집단 모두 높았다. 하지만 환자의 모습에 대한 이해도에는 두 집단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다. 환자·가족의 60.5%는 일상생활이 가능해도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경증 상태까지 환자로 인식했다. 반면 일반인은 51.2%가 일상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중증 상태를 환자로 인식했다.
환자·가족의 60.3%는 사회생활 전반에서 실질적인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40.2%는 대외관계 및 사회생활, 26.7%는 직장·채용·승진, 22.3%는 학교·학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현재 환자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치료 공백이 있다’라고 답한 비율은 환자·가족이 85.9%, 일반인이 76.2%로 모두 높았다. ‘환자에 대한 불이익 사례가 있다’라고 답한 비율 역시 환자·가족 89.5%, 일반인 70.4%로 작지 않았다. 두 집단 모두 △정보 접근성 개선 △불이익 방지 제도화 △중증도 고려 지원 △치료 지속 국가 지원 등을 개선점으로 꼽았다.
환자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이 가장 필요한 요소로 지목됐다. 환자·가족은 61%, 일반인은 70%가 의료비 및 생활비 등 경제적 지원을 1순위로 선택했다. 다만 환자·가족은 직장과 학교에서의 배려, 질환에 대한 정보 제공과 인식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환자들이 경제적 지원을 넘어 일상 복귀와 인식 개선까지 이어지는 변화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인화 KRPIA 전무는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환자들이 재정적 지원을 가장 원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조사해본 결과 환자들은 질환 정보 접근성과 직장에서의 배려 및 정서적 도움 역시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런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환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더 주의 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환자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일은 특별한 누군가를 돕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함께 만드는 일”이라며 “환자의 일상과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알리고 환자가 정보 접근과 정책 참여 권리가 있는 주체적 존재로 인식되도록 캠페인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