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합작사 실질 생산량 55% 확보
전략비축유·미군 수요에 원유 활용
中 견제 속 정권교체 땐 계약 불확실성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베네수엘라의 존경받는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민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납세자 부담 없이 베네수엘라의 650억 배럴 이상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에 대한 미국의 과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세계 역사상 최대 석유 거래”라고 자평하면서도 합의와 관련한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과 베네수엘라 측이 참여하는 합작회사가 설립돼 17개 유전의 100년 개발권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대상 유전의 확인 매장량은 베네수엘라 전체의 5분의 1을 웃돈다. 미 당국자는 매장량 기준으로 합작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에 이어 세계 2위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합작사의 지분과 원유 원가 매입권 등을 통해 실질 생산량의 55%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전략비축유(SPR) 확충과 미군 수요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로드리게스 대통령도 합의를 확인하며 이를 통해 2090억달러(약 288조원) 이상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합의는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 불안이 커진 가운데 장기 공급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밀어내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미국은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미국 공급과 자국 기업의 현지 투자를 확대해왔다.
다만 막대한 매장량 확보가 단기간 내 증산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3000억 배럴 이상의 세계 최대 확인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루 생산량은 약 110만 배럴 그친다. 로이터통신은 노후 생산시설과 초중질유 처리·운송 설비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데다 실제 참여 기업의 계약과 투자도 남아 있어 증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셰브론이 베네수엘라 유전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지만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은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는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반발이 나왔다. 야권은 자유 선거와 민주화 일정 없이 핵심 자산인 석유 개발권부터 미국에 넘겼다고 비판했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좌파에서도 100년간 국가 자원을 외국에 맡기는 것은 자원 주권을 훼손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향후 베네수엘라나 미국에서 정권이 교체될 경우 계약 유지 여부를 둘러싼 분쟁도 발생할 수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