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감세 효과·개편 취지 훼손 우려”…국회 제출 후 당정 추가 협의

정부가 실거주 여부에 따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달리 적용하는 세제개편안을 수정하지 않고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제액을 14억 원으로 통일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최종 공제 기준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30일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기존 세제개편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 축소 방안은 일부 수정하지만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낮추는 방안은 원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1주택자의 경우 거주 여부에 따라 종부세 공제액을 차등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이에 청와대와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은 14억 원으로 유지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는 기존 세제개편안의 9억 원에서 현행 수준인 12억 원으로 높이는 절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제액을 모두 14억 원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까지 공제액을 14억 원으로 높이면 실거주 1주택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한다는 당초 세제개편 취지가 약화되고 감세 효과만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정부는 실거주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종부세 공제액을 현행대로 12억 원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최종 검토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80%까지 높이는 방안이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종부세 과세표준은 주택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액을 제외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공시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공제액을 12억 원으로 유지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높일 경우 종부세 과세 대상과 세 부담이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당정이 1주택 종부세 공제액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정부는 우선 기존 세제개편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정부안인 ‘실거주 14억 원·비거주 9억 원’과 당정 간 절충안으로 검토된 ‘실거주 14억 원·비거주 12억 원’, 민주당이 요구하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4억 원’ 등을 놓고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법 개정안은 예산부수법안으로 정기국회에서 심사를 거쳐 처리된다. 다만 국무회의와 국회 제출 과정에서 추가 조정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부가 다음 달 1일 국무회의에 세제개편안 원안을 상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 대통령이 종부세 공제액을 둘러싼 당정 이견에 대해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