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그룹 ‘형제의 난’ 당사자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동생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일주일 만에 법정에서 다시 마주했다. 조 회장은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서초동’ 발언을 검찰 고발 등을 암시한 협박으로 이해했다고 주장한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당시 녹음파일을 제시하며 협박성 발언이 없었다는 취지로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는 28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과 박 전 대표의 속행 공판을 열고 조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이날 2013년 7월 조 회장이 서울 조선호텔에서 박 전 대표를 만났을 당시 대화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했다. 조 회장은 21일 박 전 대표가 조 전 부사장의 배우자 관련 ‘찌라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검찰 수사와 자신의 구속 가능성 등을 언급하고, 사과하지 않을 경우 ‘서초동에 갈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녹음파일을 토대로 이 같은 진술과 실제 대화가 다른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변호인은 오히려 조 회장이 먼저 ‘감방’을 언급하자 박 전 대표가 조 전 부사장에게 그런 생각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조 회장은 당시 대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사건 발생 후 검찰 조사와 박 전 대표의 배임증재 혐의 재판에서 진술할 당시에는 지금보다 기억이 정확했을 것이라며 당시 진술을 참고해달라고 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사과하지 않을 경우 수사기관에 비리 내용을 알리겠다는 압박으로 받아들였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아버지께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다만 이날 재생된 녹음파일에는 음성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조 회장은 “못 알아듣겠다”고 했고, 재판부도 “명확하지 않게 들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재생 구간과 제시된 녹취록의 내용·범위가 다른 것 같다며 조 회장에게 녹취록을 보여준 상태에서 신문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의 효성 주식 블록딜에 박 전 대표가 관여했다고 조 회장이 알게 된 경위도 쟁점이 됐다. 조 회장은 검찰이 박 전 대표의 컴퓨터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보고 알게 됐다는 취지로 답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검찰이 별건 수사에서 확보한 자료를 조 회장에게 제시한 뒤 고소와 관련 진술이 이어졌다며 증거능력을 문제 삼고 있다. 검찰은 해당 자료와 후속 증거 모두 적법하게 확보됐다는 입장이다.
재판 말미 조 회장은 “각자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여러 번 부탁했다”며 “재산상의 이익을 원한다면 정정당당하게 ‘내가 돈 때문에 이러니까 돈을 더 달라’고 하면 거기에는 응하겠다. 소송을 해서 강압적으로 무릎을 꿇게 만드는 행태는 제발 그만해달라”고 호소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퇴사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자료 배포와 배우자 관련 찌라시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불응할 경우 비리 내용을 수사기관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조 회장 측을 압박한 혐의로 2022년 재판에 넘겨졌다. 조 회장은 증인신문에서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비상장주식을 비싸게 팔기 위해 가족을 압박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저희가 비상장주식을 고가 매입하려면 겁을 먹어야 해서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