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AIDC·원전 ‘삼각편대’… K-건설, ‘비주택 슈퍼사이클’로 실적 랠리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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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건설 수주 116조원 ‘3년 만에 최대’…공장·창고 수주 18.2조 역대 최고치 경신
18.4GW 데이터센터·전력난 해법 ‘가스·SMR’ 집중…현대·GS·두산 등 대형사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출처=한화투자증권)

국내 대형 건설업계가 주택 경기 둔화의 그늘을 완전히 벗겨내고 인공지능(AI) 인프라와 에너지 설비가 주도하는 ‘비주택(Non-Housing)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기 착공과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 로드맵,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원전 및 복합가스발전 플랜트 발주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며 주요 건설사와 전력 기자재사의 수주잔고와 실적 체질이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8% 급증한 116조원을 기록했다. 과거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2년 상반기(129조원) 이후 3년 만의 최대치다. 이번 반등은 주택이 아닌 공장·창고 등 민간 비주거용 건축 부문이 견인했다. 상반기 공장·창고 수주액은 18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평택 P5·P6 동시 건설 및 기흥 연구개발(R&D) 팹 투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1기 조기 구축이 맞물리며 계열 건설사들의 수주가 폭증했다. 삼성물산은 상반기에만 하이테크 부문에서 6조4000억원을 수주하며 연초 목표치(6조8000억원)를 조기 달성했고, 삼성E&A 역시 첨단산업 부문에서 2조4000억원을 확보해 연간 가이던스 상향을 예고했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포함된 총 18.4GW 규모의 AIDC 조성 계획도 메머드급 시공 시장을 열고 있다. 2029년까지 1단계 8.4GW(약 550조원 투자), 2035년까지 2단계 10GW가 추진되며, 메가와트(MW)당 시공비 약 100억원을 고려할 때 약 180조~190조원 규모의 신규 시공 일감이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2027년 3월 ‘AIDC 특별법’ 시행으로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의 전력계통영향평가가 면제됨에 따라 GS그룹의 동해 AIDC(2.4GW), SK그룹의 울산·서남권 AIDC(5GW) 등 대규모 지방 분산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AI 구동에 따른 전력 소비 폭증은 발전 플랜트와 전력망의 대규모 증설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재전망에 따르면, 2040년 최대 전력 수요는 기존 대비 27GW 상향된 158~165GW로 제시됐다. 용인·호남 반도체 팹(22GW)과 AIDC 전력 수요가 겹치며 2035년까지 최소 28~36GW의 추가 발전 설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신대현·조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규 발전원 중 건설 공기가 짧고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가스(복합화력) 발전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며 “기존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2035년 가스 발전 누적 용량(19.5GW)은 최소 50~100%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가스터빈 독점 제조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접근 가능 시장은 15조~20조원으로 확대되고, 배열회수보일러(HRSG) 강자인 비에이치아이 역시 국내 시장 규모 확대(3조~4조원)와 함께 미국 텍사스 6.4GW 엔시날 가스발전 프로젝트 수혜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원전 시장 역시 단순 노형 수출을 넘어 미국 본토 진입과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독점 시공권 확보로 진화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원전 르네상스는 초기 AP1000 중심의 공급망 보완(단조품·건설 역량)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1단계를 거쳐, 2030년대 중반 이후 400GW 확장 국면에서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과 아랍에미리트(UAE) 완공 경험을 가진 ‘APR1400 및 팀코리아 모델’이 직접 진입하는 2단계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3.5세대 홀텍(팰리세이즈 SMR 2기)에 이어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선도주자인 테라파워와 프레임워크 협약(FA)을 맺고 와이오밍 케머러 초호기(FOAK) 및 후속 8기(NOAK)에 대한 독점 EPC 권한을 선점했다. 상반기에만 연간 목표의 68.3%인 22조8000억원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연내 미국 페르미 마타도르 대형원전 4기(FEED 완료)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의 부분 계약을 추진 중이다. 대우건설 역시 체코 두코바니 원전 본계약 및 모잠비크 로부마 LNG 액화플랜트 낙찰의향서(LOI) 수령에 힘입어 연간 수주 목표를 18조원에서 27조원으로 상향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은 주택 부문의 마진 안정화 속에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원전, LNG 등 전 공종에 걸친 비주택 수주가 폭발하는 뜻밖의 호황기에 진입했다”며 “단기 실적을 넘어 향후 2~3년간 지속할 강력한 수주 랠리가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는 업종 최선호주로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두산에너빌리티를 제시하며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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