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등 개인서비스 들썩⋯수요가 이끈 '高근원물가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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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반도체 수출 호조 → 실질소득 증가 → 내수 자극"
"GDP갭비율 1%p 상승 시 근원물가 최대 0.4%p 올라"
"근원물가 2%대 중반 넘으면 전방위 가격 도미노 우려"

▲외식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에 삼계탕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이날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7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8천154원에서 1만8천192원으로 올랐다. 냉면은 1만2천615원에 1만2천692원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준 기자 joonko1@

반도체 수출 호황이 가계 소득 증대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면서 외식과 숙박 등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 경고가 나왔다. 일시적인 공급 충격이 완화되더라도 기조적인 수요 압력이 확대되면서 높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흐름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수요주도 물가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세가 국내 구매력을 자극해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돌고, 이로 인해 확충된 가계 소비 여력이 시차를 두고 외식·서비스 물가로 전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요주도 고(高)근원물가기'는 2000년 이후 총 네 차례에 걸쳐 확인됐다. 이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가계 구매력 개선에 따른 소비 호조, 기업의 원가 인상분 가격 전가, 품목 간 가격 동조성 심화가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회복기 이후에는 초기 내구재 중심의 상승에서 외식, 여행, 숙박 등 경기에 민감한 개인서비스 품목이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필립스곡선을 활용해 실증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요 압력이 높은 국면에서 GDP갭률(실질GDP와 잠재GDP의 격차)이 1%포인트(p) 확대될 때 근원물가 상승률은 0.1~0.4%p(경기민감물가 기준 최대 0.4%p)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저수요 국면에서는 물가 영향이 0.2%p에 그쳤으나, 고수요 국면에서는 6분기 후 최대 0.6%p까지 확대되며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을 넘어설 경우 개별 품목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동조성'이 급격히 강화된다는 점을 경계했다. 과거 데이터 분석 결과 근원물가가 2.5%를 웃돌면 외식과 서비스 전반으로 가격 인상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미 이 같은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전일 8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2.5%로 제시했다.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 압력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최근 한은이 '백투백(back to back)' 인상을 단행하며 과감한 긴축정책을 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은 곧 가계 가처분소득 등을 줄이고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는 개인서비스 등 경기에 민감한 품목의 수요를 줄여 서비스 및 근원물가 하방 압력으로 이어지는 수순이다.

정원석 한은 조사국 차장은 "향후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경기 회복 속도뿐만 아니라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 증가가 국내 소비로 파급되는 강도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가격 상승세가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근원물가의 상방압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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